수년간의 대학 생활은 학내 곳곳에 많은 추억을 남긴다. 졸업생들이 전한 추억이 깃든 장소와 당시의 순간을 <전대신문>이 담았다. 졸업을 축하하며, 학내 곳곳에 남아있는 소중한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길 바란다./엮은이

용지

마음이 헛헛할 때면 용지를 찾아가 하염없이 거닐곤 했습니다. 특히 형형색색의 낙엽이 떨어질 때면, 오리들이 뒤뚱뒤뚱 산책을 다닐 때면 공허한 마음이 채워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시원한 날씨의 어느 날, 어김없이 산책하던 중 유독 한 노부부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날 이후로 자주 보이던 이 한 쌍을 바라보고 있으면, 빈방과 같던 마음 한편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떨어지는 잎새조차 그들만을 위한 특수효과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조잘조잘 말씀을 나누시는 할머님과 곧은 자세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할아버님의 모습은 저에게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주는 것 같았습니다. 두 분의 존재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곳, 내년에도 우연히 뵌다면 따듯한 차 한 잔 대접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민준(신문방송·17)

 

벚나무 아래

3월의 학교는 벚꽃으로 가득했다. 나는 친구들과 수업이 끝난 후, 늦은 밤 학교로 올라오는 길에서 벚나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2020년에도 여느 때와 같이 분홍빛이 학교를 뒤덮었지만 벚꽃 아래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혼자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벚꽃 아래에서의 추억을 그리워했다. 졸업을 앞두고 나서야 벚꽃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날의 벚꽃이 있었기에 4년간의 학위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전남대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또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멋진 사회인이 되어 나가려고 한다. 보고 싶은 벚꽃, 그리운 학교 전경, 늘 그곳 그 자리에 있을, 사랑하는 전남대 안녕.

김성지(화공생명공학·19)

 

제1학생마루 318호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정든 이 학교와 이별하게 되었네요. 교내의 많은 건물 중에서도 저와 얽힌 추억이 가장 많은 ‘제1학생마루(1생)’를 소개하려 합니다. 저에게는 1생은 제2의 집이자 또 하나의 작은 사회였습니다. 저는 2022년부터 당구 중앙동아리 ‘당다라당’의 회장직을 역임했습니다. 건물 318호에 위치한 동아리방은 도서관 불이 꺼진 후에도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회원들이 즐겨 찾는 장소였고, 학업에 지친 회원들에게는 달콤한 휴식을 주는 안식처이자 함께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여러분도 동아리에 가입해 소중한 추억을 쌓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중범(일어일문·19)

 

용지

전대하면 떠오르는 봉지와 용지! 저는 그중 용지에 대한 추억이 많아요. 매일 생활대로 수업을 들으러 가면서 꼭 지나가는 곳이자 친구들과의 만남의 장소였죠. 수업이 끝나면 용지 앞 벤치에 친구들과 앉아 멍을 때리기도 하고 수다를 떨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잔잔하게 부는 바람에 수양버들 나무가 흔들리며 내는 소리는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종일 노트북과 책으로 피곤해진 눈은 반짝이는 윤슬을 보고 있으면 피곤이 싹 날아가는 듯했어요. 그리고 용지가 있었기에 더욱 사계절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계절마다 변화하는 용지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시나요? 이제는 매일 같이 다니던 용지를 자주 볼 수 없다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좋은 추억 덕분에 앞으로 용지 사진만 봐도 마음이 평안해질 것 같아요.

김수영(의류·19)

 

생물학과 표본전시실

TV 리모컨을 한참 돌리다 보면 케이블 끝쯤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다큐멘터리 채널이 있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의 나는 그 채널을 좋아했다. 깊은 숲속의 나비, 바다를 유랑하는 고래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투니버스로 돌리던 리모컨을 놓고 화면을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이 입시 원서에 영향을 주어 전망이 어떤지도 모른채 홀라당 생물학과에 입학했다. 신입생 때, 전시실의 표본을 보고 반해 표본연구회에 들어가 채집을 갔고, 2학년 땐 파트장으로 전시회를 준비했고, 작년엔 회장까지 맡았었다. 갈수록 책임질 일과 싫증만 늘어났지만, TV 속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은 즐거웠고, 선후배들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어 나름 즐거운 학과 생활을 보냈다. 이제는 표본회를 뒤로하고 가야 하지만 표본전시실을 보고, 깊은 숲속의 곤충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표본회에 들어와 또 다른 다큐 속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영웅(생물·18)

 

제1학생마루 신문방송사

<전대신문>은 나의 대학 생활의 전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대부분이었던 때, 대학 생활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었다. 거의 3년에 다다르는 시간 동안 몸담으며, 기자들과 함께 밤낮 가릴 것 없이 기사 작성 및 신문 발간에 매진했다. 한편으로는 ‘과연 이보다 학생회관을 자주 드나드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정도다. 3년 차 때는 신문사 활동의 종점이라 할 수 있는 ‘편집국장’도 경험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다. 이외에도 시험 기간에 모여 같이 공부하고, 야식을 먹었던 기억 등 모두 특별한 추억이다. 졸업한 후에도 <전대신문>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공간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선정(생활복지·20)

 

공과대 시계탑

작년 12월, 신입생 면접 도우미로 참여하면서 학교에 모이는 신입생들의 설레는 마음을 보며 저도 그때의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계탑 앞에서 앞으로의 대학 생활을 그리던 그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저는 대학 생활 동안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공부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동아리, 학회, 서포터즈 활동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학교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어렵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런 경험들이 저를 더욱 성장시키고,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곳에서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며 떠납니다. 재학생, 신입생 여러분들도 학교생활의 모든 순간을 즐기며 소중히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교수님, 동기, 부모님 그리고 함께했던 모든 친구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오연(에너지자원공학‧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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