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여러분! 우리의 정당한 대표자를 선거합시다. 선거는 투표의 방법으로 무리의 대표자를 뽑는 방법입니다. 학생의 대표자는 학생회장입니다. 학과(부) 학생회장, 단과대 학생회장, 총동아리연합회장, 총학생회장이 바로 우리의 대표자입니다. 민주적인 대표자의 의미는 그의 행동과 발언이 학우 집단을 응당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당한 대표자를 뽑는 일은 참 중요합니다.

11월은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여러 후보자가 선거에 출마하는 때입니다. 11월은 후보자들에 대한 치밀한 검증이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본디 치열한 경선 토론으로 후보자들이 정녕 대표자로서 최적인지 검증해야 할 터인데, 요즈음엔 대부분의 단위가 단독 후보자에 대하여 선거합니다. 가장 확실한 검증 기회인 경선 토론이 사라진 지금, 선거의 역할이 참으로 막중합니다.

학생회 선거의 투표율이 관건입니다. 투표율이 낮으면 선거가 무산됩니다. 지금까지 투표율 저조로 선거가 무산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듬해의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는 당선 기준 투표율을 낮추자는 이야기가 거론되고, 결국 갈수록 당선 기준 투표율은 내려갑니다. 이를테면 총학생회장 후보자의 당선 기준은 어느새 기존 1/2에서 1/3로 줄었습니다. 제가 경계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우리 대학 학우 중 1/3이 투표하고, 그중에 절반만이 찬성해도 총학생회장 당선이 가능합니다. 고작 전체 학우의 1/6만이 인정한 후보자가 대표자로 당선되는 것을 정당한 선거로 볼 수 있습니까?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낮아지는 당선 기준 투표율이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선거가 선거다워지려면 투표율을 높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 정당한 대표자를 뽑으려면 투표율을 높여야 합니다. 학우 여러분, 선거합시다!

점차 투표율이 낮아지는 추세 속, 자칫 학생회장 자리가 ‘후보자 등록만 하면’ 그저 당선되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 걱정됩니다. 학생회장 자리가 도구화되는 것이 걱정됩니다. 진정으로 자질 있는 사람이 대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위 남용 목적을 지니거나 학생회장 감투만 탐내는 사람이 대표자가 되는 것이 걱정됩니다. 경선 토론으로 자질을 검증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소수만 표를 주어도 금세 당선 기준을 넘겨 당선되는 절망적 상황이 올까, 걱정됩니다. 학생사회의 선거 기능이 상실되는 것이 걱정됩니다.

대표자 자격이 있는 사람만을 학생회장으로 뽑읍시다. 투표율을 올려 선거의 정당성을 확보합시다. 높은 투표율을 지켜내어, 후보자로 나오기만 하면 당선된다는 안일함을 예방합시다. 높은 투표율로 하여금 찬성 혹은 반대 결과의 당위성을 끌어올립시다. 경선 토론 등 후보자에 대한 검증의 기회가 줄어든 지금, 단일 후보자에 대한 최대한 많은 판단을 모은 선거만이 좋은 학생회장을 뽑는 방법이자 나쁜 학생회장을 가려내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성실하고 정직한 학생회가 일하게 합시다. 자격 있는 정당한 인물이 떳떳하게 우리의 대표 역할을 하게 만들어 줍시다. 학우 여러분, 우리의 정당한 대표자를 선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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