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기업 규탄하는 목소리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오지훈씨(왼)와 주연서씨가 폐현수막으로 만든 팻말을 들고 있다.
오지훈씨(왼)와 주연서씨가 폐현수막으로 만든 팻말을 들고 있다.

‘세계 기후행동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열린 ‘9·23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주연서(환경에너지공학·23)씨와 오지훈(자율전공·19)씨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당연히 기후 위기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환경동아리 ‘지구수정’의 일원인 이들은 같은 동아리 부원 7명과 함께 서울 시청에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까지의 거리를 약 1시간가량 행진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왜 적극적으로 요구하는지 묻자 주씨는 “이미 기후 위기가 진행된 이 사회를 부양해야 하는 건 결국 청소년과 청년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후 위기에 대한 목소리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오씨는 “여러 미디어에서 기후 위기를 자주 거론하고 있다”며 “그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과 청년들이 더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행진했던 거리에는 SK그룹 본사 건물도 위치해 있었다. 사람들이 SK그룹 건물 앞에서 기후를 파괴하는 악덕 기업이라고 큰 소리로 규탄하던 게 오씨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바로 앞에서 규탄한다는 말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터라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활동이 기후가 파괴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이 행진을 통해 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행진을 구경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주씨는 “시민들이 기후 위기에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기후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미흡한데, 관련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진에서는 이동권 보장, 불평등 해소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오씨는 “행진에서 기후 위기에만 한정된 요구가 아닌 여러 목소리를 내는 게 신기했다”며 “지금 우리 사회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위기라 생각하는데, 자신감 있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주씨 또한 “그동안 기회가 잘 없었는데 이렇게 같이 행동하고 참여해서 뜻깊었다”며 “광주에서도 이러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행사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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