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6곳 중 4곳 헌혈자 감소 추세
꾸준히 헌혈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환자들에게 도움 되고파”

헌혈의집충장로센터에서 노경석(53)씨가 지난 9월 27일 195번째 헌혈을 하고 있다.
헌혈의집충장로센터에서 노경석(53)씨가 지난 9월 27일 195번째 헌혈을 하고 있다.

광주 지역 헌혈의집 6곳 중 대학 내 헌혈의집은 이제 없다. 2013년 헌혈의집전남대센터(전남대센터)가 헌혈의집전대용봉센터(전대용봉센터)로, 지난해에는 헌혈의집조선대센터(조선대센터)가 헌혈의집첨단센터(첨단센터)로 이전 개장했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헌혈의집이 떠나고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우리 지역 혈액 수급률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학내 헌혈의집, 이제 찾아볼 수 없어

우리 대학 후문에 위치한 브랜드숍 ‘에브리띵이즈오케이’ 자리에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전남대센터가 있었다. 전남대센터는 유동 인구가 많고 주차가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어 광주 내 헌혈의집 중 두 번째로 높은 혈액 수급률을 자랑했다. 그러나 2013년 우리 대학은 ‘교육 목적 건물 조성’을 이유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헌혈의집은 후문의 좁은 상가 골목으로 이전했다. 헌혈의집충장로센터(충장로센터)에서 헌혈을 하고 있던 노경석(53)씨는 전남대센터가 있을 때는 주차가 편리해서 자주 갔었다”며 “지금은 골목으로 이전해 주차가 힘들어 충장로센터만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광주 지역 대학 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헌혈의집이었던 조선대센터가 첨단으로 이전했다. 조선대센터는 하루 헌혈자가 30명도 채 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단체 헌혈을 위한 ‘헌혈 버스’가 조선대에 자주 방문하고, 근처에 규모가 더 큰 충장로센터가 있어 헌혈자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혈액원(혈액원)은 인구가 많지만 헌혈의집이 없는 첨단 지역으로 이전 개장을 결정했다. 조선대센터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일평균 방문자 수가 19.7명이었지만 첨단센터는 올해 같은 기간 동안 일평균 42.5명이 방문하며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

 

우리 지역 헌혈자 감소 추세

광주 헌혈의집 6곳 중 지난해 개장한 첨단센터와 아파트 단지 내에 소규모로 조성된 헌혈의집빛고을센터를 제외한 4곳은 모두 전년 대비 헌혈자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와 올해의 채혈 실적을 비교했을 때 일평균 방문객이 적게는 4.6%(헌혈의집광주송정역센터)부터 많게는 14%(충장로센터)까지 감소했다. 특히 충장로센터는 9월 실적만 비교할 경우 지난해 2,765건에서 올해 1,654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전남대센터는 건물을 옮기기 전인 2012년 총헌혈량은 3만3,991건이었고 이전 후 2014년 총헌혈량은 3만1,021건으로 이전 전보다 2,970건이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에는 2만520건으로 대폭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2만2,591명이 방문해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헌혈자는 부족한 상황이다.

혈액원은 “광주·전남 헌혈자 수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20만명이 넘었었다”며 “코로나19 이후 2020년 헌혈자가 18만3천여명으로 감소했고 이후 연간 헌혈자 수가 17~18만명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헌혈 기피 풍조 확산 △사람들의 활동량 감소 △고등학교 및 군부대의 단체 헌혈 감소 등을 꼽았다.

 

헌혈의집 찾아 선행 실천하는 시민들

박신옥 충장로센터장은 “요새 5천원 상품권 때문에 헌혈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 선행을 베풀기 위해 방문한다”고 말했다. 임재빈(27)씨는 “요즘 20·30대 헌혈자가 적다고 들었다”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헌혈이 가능할 때마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53)씨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195번의 헌혈을 했다”며 “나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기에 항상 베풀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헌혈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헌혈자 본인도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헌혈 직후 얻을 수 있는 상품권으로는 △문화상품권 △외식상품권 △영화관람권 △편의점 모바일 상품권 △기부권 등이 있다. 기부권은 기념품 대신 기념품 금액만큼을 기부하는 제도다. 이외에도 헌혈 1회로 봉사 시간 4시간의 실적을 얻을 수 있으며, 헌혈증서로는 추후 본인이 수혈을 받았을 때 증서 한 장 당 혈액 한 팩의 수혈 비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 ‘레드커넥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헌혈한 혈액의 혈액 검사 결과를 무료로 확인할 수도 있다.

광주 지역 헌혈의집은 △광산구 광주송정역센터 △광산구 첨단센터 △남구 빛고을센터 △동구 충장로센터 △북구 전대용봉센터 △서구 터미널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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