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약 9개월간 행정 공간으로

“학생 학습 공간 침해”, 본부 “어쩔 수 없는 상황”
기조과 백도 전체 리모델링 제안

백도 3층 열람실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백도 3층 열람실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대학본부(본부) 석면 철거 공사와 도서관 별관(백도) 리모델링으로 인해 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까지 백도 3층 일부와 4층 전체 열람실 이용이 제한될 예정이다. 일부 열람실 이용이 제한되면 총 2,126석 중 1,206석이 감소해, 920석만 이용할 수 있다. 기획조정과(기조과)는 올해까지 석면 철거 공사를 마무리해야 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백도 리모델링을 협조 사항으로 제안했다.

이에 백도 3층과 4층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은 불편을 토로했다. 올해 1월부터 매일 백도 3층을 이용하고 있다는 조은위(특수교육·20)씨는 “본부 석면 공사로 백도 3층과 4층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3, 4층을 이용하는 임용고시생들이 많은데 이를 안다면 많이 당황스러워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에도 복도의 대화 소리가 열람실 내부까지 들리는데, 대체 공간으로 이용된 후 리모델링을 진행하면 소음으로 인해 아예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백도 4층을 자주 이용하는 ㄱ씨는 “돈을 아끼려고 백도를 자주 이용했는데, 자주 가던 4층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스터디카페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ㄴ씨는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서관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열 기조과 과장은 “학생들의 불편함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본부 석면 철거 공사는 우리 대학 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공사가 아닌 정부에서 추진하는 석면 제거 사업의 일부다. 발암물질로 밝혀진 후 석면은 2009년 1월 1일부터 국내에서 생산 및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정부는 2015년부터 학내 석면 제거 사업을 추진시켰다. 본부를 제외한 학내 타 단과대와 건물들은 모두 석면 철거 공사를 마쳤으나 본부는 이제 공사를 시작한다. 정 과장은 “올해까지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해서 모든 층을 한꺼번에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학내 대체 공간이 부족해 백도까지 사용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도 대신에 컨벤션홀 이용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컨벤션홀은 행사가 많아 사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조과는 백도를 대체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서관과 총학생회(총학)에 백도 리모델링을 협조 사항으로 제안했다. 본부의 석면 철거 공사가 끝난 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백도 리모델링은 최소 2년이 걸린다. 다만 내년 3월부터는 리모델링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백도 3층과 4층을 다시 개방해 학생들이 이용 가능하다. 즉 백도 운영과 리모델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공사 중 소음이나 리모델링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총학은 백도 리모델링에 더불어 정보마루 남문 개방 및 개방 시간 연장, 백도 24시간 운영, 각 단과대 강의실, 정독실, 스튜던트라운지 시험 기간 연장 운영을 기조과에 요구했다. 정윤중(교육·18) 총학생회장은 “처음에는 학생 공간인 백도를 본부의 대체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에 반대했다”며 “기조과에서 백도 리모델링과 타 요구사항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답해서 협조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도서관에서 조사한 백도 열람실 이용 현황 자료를 통해 백도 4층 이용률이 다른 층에 비해 가장 낮은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정보마루 남문 개방 및 개방 시간 연장은 지난 5월 22일 총학과 도서관의 협의를 통해 확정됐다. 조은정 도서관지원팀장은 “총무과, 학생과 등 여러 부서가 회의를 통해 남문 개방을 위한 인력을 제공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보마루는 2학기부터 평일에 오후 10시까지 도서관을 개관한다. 다만 방학 중에는 연장 개관하지 않는다. 백도 24시간 운영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 조 팀장은 백도를 본부 석면 공사 대체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불편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고, 본부가 공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단과대 내에 있는 학습 공간을 더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도 이외의 본부 석면 공사 대체 공간으로는 민주마루, 창조관 4층, 농생대 1호관 1층이 사용된다. 농생대 1호관 1층에는 농생대 행정실이 위치해 있었으나 현재 행정실을 2층으로 옮기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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