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 일하며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43주년을 맞은 5·18기념행사는 예년과 무엇이 다른가요?”입니다. 부끄럽지만 쉽게 답하지 못했습니다.

43년의 세월 동안 5·18기념행사의 형식적인 큰 틀이 만들어졌으며, 그 틀을 기반으로 기념행사가 진행됩니다. 기념행사의 기본 틀에 큰 변화가 없다 보니 정체되고 반복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43년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는 않았습니다. 오월기념행사의 변화 속도는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처벌의 속도와 시민의 의식의 속도에 비례하며 변화하고 발전해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신으로’ 슬로건을 선정하고 지난 3월 16일 43주년 행사위원회를 출범 후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미래세대들의 시선으로 오월을 배우고 새롭게 5·18을 정의하고 다양하게 표현하는 청소년 5·18 등 다양한 계층과 지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오월의 정신을 담을 것입니다.

5·18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처벌, 올바른 정신 계승이라는 방향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43주년 기념행사에서는 1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주요 행사들로는 5월 17일 금남로에서 진행되는 전야제와 민주 평화 대행진 등의 전야 행사가 있습니다.

특히, 5월 한 달간만 열리는 행사가 아닌 5월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연중 사업으로 확장하여 운영하게 됩니다. 더불어 전국과 세계로의 오월 정신 확산의 초석으로 오월의 표준화를 제안하고 앞으로 다양한 논의와 연구를 해나가고자 합니다.

5·18은 80년 당시 불의에 항거한 열사들을 비롯한 자치와 나눔의 대동 세상을 실현해냈던 오월공동체의 80만 광주시민 모두가 역사 세대였으며, 오월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외친 모든 시민이 계승 세대입니다. 오월 정신을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어갈 미래세대 모두의 역사임을 확인하는 43주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5·18이 주인이며 주체인 시민으로서 그 위상과 역할을 다시 재정립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함께 모여야 할 때입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의 ‘헌법전문 수록 반대’ 발언, 전광훈 목사의 ‘간첩들이 일으킨 폭동’ 발언,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의 ‘북한 개입’ 등 5·18의 역사 왜곡과 폄훼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복의 고리를 끊기 위해 완전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처벌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정신 계승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5·18의 주체인 시민의 주인 된 역할이 필요합니다. 80년 당시의 역사만으로는 5·18은 힘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역사가 아닌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역사로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5·18은 비로소 오늘에 존재하고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박상은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
박상은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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