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 끝날 때까지 집에 못 가”

삽화 문주희(문화인류고고‧20)
삽화 문주희(문화인류고고‧20)

우리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면 금전적인 문제에 부딪히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시작하는 게 보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금전적인 문제로 어린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2023년 1월부터 한 달 동안 한 상하차 알바 기억이 떠오릅니다.

시작은 저와 사정이 비슷한 친구와 함께 호기심으로 시작했습니다. 흔히 우리는 상하차에 대해 매우 고되지만,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높은 시급에 몸이 조금 힘들더라도 도전해 보자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정해진 지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창고 안 회사 사무실로 이동한 뒤 안전교육 및 설문지를 작성하고 물류센터 창고 안으로 갔습니다. 먼저 레일 옆에 서서 물건을 분류하는 일을 했습니다. 레일이 돌아가는 속도는 매우 빨랐고 그 사이에서 작은 물건을 따로 빼서 분류했습니다. 처음엔 몸이 굳어서 넘어지기 일쑤였습니다. 다행히 같이 일하시던 분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신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 적응되었을 즈음, 큰 물건들을 다시 레일 위에 올리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20kg는 넘게 나가는 쌀, 김치 같은 물건을 레일에 올려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손목도 아프고 몸이 자꾸 쏠려 중심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상차라고 불리는 이 작업은 분류한 물건들을 다시 트럭에 차곡차곡 쌓는 일을 말합니다. 이 일이 상하차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고 몸이 성한 곳이 없지만 일을 쉴 수는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직원분들이 돌아다니다가 도와주시러 오시는데, 눈치가 많이 보였습니다.

또한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데 옆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작업을 이어 나가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일이 밀리고 잔업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한 파트의 잔업이 끝날 때까지 모두가 집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일했습니다. 이 상차 작업이 끝나면 잠시 달콤한 쉬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때 “시급이 높은 덴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마지막 작업은 잔업으로 정해진 시간에 다 하지 못하면 남아서 정해진 파트를 마무리 지어야 했습니다. 이 일만 끝나면 퇴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어져 많이 다쳤었습니다. 잔업이 끝나면 녹초가 된 몸으로 버스에 올라타 집으로 향했습니다.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체력적으로 지치는 일이 많습니다. 저도 첫날 일을 하고 다음 날 몸살 기운처럼 열이 나고 떨리는 증상으로 출근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체력적으로 지치게 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데, 이 점을 관리 직원들이 이해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이 결국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어졌습니다.

상하차 특성상 자신의 몸 상태를 스스로 점검한 후 무리하게 일하지 않도록 컨디션을 조절해야 했습니다. 부상의 위험 중 특히 손을 많이 다쳤기 때문에 목장갑이 필수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보호 장비를 필수로 착용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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