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뇌리에서 총학 사라짐” 우려

불 꺼진 지난 7일 총학생회실
불 꺼진 지난 7일 총학생회실

우리 대학 총학생회(총학)는 현재 공석이다. 2022년 총학 선거가 세 차례 진행되었음에도 모두 입후보자 부재로 무산되었다. 우리 대학 총학 부재는 2017년 총학 선거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총학 선거는 5년 만의 경선으로 치러졌다. 선거엔 ▲‘너에게’ 선거운동본부(선본)의 김설, 정태준 ▲‘언제나 니곁에’ 선본의 나현조, 정강현 ▲‘당신의’ 선본의 이명노, 최동혁 정·부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너에게’ 선본이 2016년 11월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후보자 자격이 박탈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선거 보이콧 여론이 형성되었고, 2017년 총학 선거는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었다. 다음 해 진행된 재선거에서 ▲‘아는’ 선본의 최도형, 백효인 ▲‘이거레알’ 선본의 정재인, 김경한 ▲‘인디’ 선본의 김설, 문다영 정·부후보가 출마했지만, 이마저도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고 말았다. ‘인디’ 선본이 신천지 관여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선거 열기가 식어버리기도 했고, 15년간 연장투표를 이어올 만큼 저조했던 투표율이 당해 선거에서도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2018년 총학 선거도 2017년 선거에 이어 경선으로 치러졌다. 후보로 ‘대학답게’ 선본의 황법량, 김남수와 ‘하다’ 선본의 최도형, 유영재 정·부후보가 나섰고, 선거는 하루 연장투표 끝에 ‘하다’ 선본이 당선되었다. 모바일 투표를 새롭게 도입하며 2017년(41.43%, 42.17%)보다 높은 51.8%의 투표율로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총학 선거가 역대 최저 투표율인 32.75%로 무산되었고, 2020년 총학 선거도 입후보자 부재로 무산되며 2년간 총학이 공석으로 남는 상황이 발생했다. 뒤이어 2021년 총학 선거에서 선출되었던 ‘바로’ 선본이 경품 추천 조작 논란 및 부총학생회장 신천지 의혹으로 인해 사퇴하기도 했다.

2017년 총학 선거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총학이 선출된 해는 2018년과 2021년 두 해에 불과하다. 김의선 씨(신문방송·21)는 “부재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학생들의 뇌리에서 총학생회가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총학 부재의 악순환을 짚었다. 과거 2017, 2019년 선거를 보면 모두 투표율 미달이 선거 무산의 이유였지만, 2020년, 2022년 선거는 입후보자 부재로 무산되었다. 저조한 투표율에서 입후보자 부재로 총학 부재 원인이 변화한 것이다. 고혜진 씨(생활복지·20)는 “직책을 맡으면 학업과 업무를 병행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 학생들의 항의를 받아야 하는 괴로움도 있다”며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학생회를 할 학생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북대와 부산대도 현재 입후보자 부재로 총학이 공석인 상황이다. 다만 우리 대학은 2017년부터 총학 부재 상황이 이어졌기에 타 대학보다도 부침이 심한 편이다. 고 씨는 “총학이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총학을 정계 진출의 발판이나 유사 종교 포교의 목적으로 삼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며 총학 선거의 보완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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