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에 대한 인식 약해
“올바른 비건 문화 위해 담당 부서 필요”

 

채식한끼 앱으로 채식 식당을 찾고 있다.
채식한끼 앱으로 채식 식당을 찾고 있다.

광주·여수 지역에 비건 및 비건 옵션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비건에 관한 인식, 비건을 담당하는 부서의 부재, 코로나19로 인한 식당 폐업 위기 등 여러 요소가 채식 식당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개인이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비건을 보장하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채식 관련 정보와 상품을 제공하는 앱 ‘채식한끼’는 소비자의 제보를 통해 지역별 채식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비건 또는 비건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식당 수는 광주가 60개, 여수가 5개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서울 3251개, 부산111개, 제주도 116개)과 비교해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채식 활동가가 운영하는 사이트는 어떨까. 한 운영자가 채식 관련 정보를 게시하는 한국채식연합은 ‘채식식당’ 게시판을 통해 식당을 소개하는데, 광주·여수 관련 글은 합계 37개에 그쳤다. 서울 525개, 부산 405개, 제주도 47개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특히 한 식당을 중복 소개하는 글도 있어 실질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식당 수는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여수에 채식 식당이 적은 이유로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임혜정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벌어지는 식당 간 과열 경쟁을 지적한다. 그는 “코로나19로 외식하는 사람들이 줄어 어려운 상황인데 일반 식당과 경쟁해야 하니 살아남긴 쉽지 않다”며 “기후변화를 장려하는 채식 식당을 지원하는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비건지향인이 비건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각 구에 하나라도 채식 거점 식당을 마련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밀집할 수밖에 없는 채식 식당의 현주소를 지적했다.

비건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우려한 이도 있었다. 광주 비건탐식단 찡찡이 씨(활동명)는 “비건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카페나 음식점에 가서 동물성 재료를 물어보면 가끔 불편하게 바라볼 때가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그는 광주시청에 비건 문화를 담당하는 과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은 교육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며 “비건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공무원·교사·시민들 등 다양한 계층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비건지향인을 위해 비건 식단을 마련한 식당이 있었다. 광주 동구에 위치한 ‘오월밥집’ 김현승 대표가 추구하는 식사는 ‘부족함 없이 든든한 채식 밥상’이다. 그는 “환경과 동물을 보호하고자 비건음식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서 비건 식단을 제공하게 되었다”며 “생물 보호 이외에 건강과 맛도 좋으니, 많은 분이 채식에 관심을 두고 찾아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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