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아인슈타인의 3대 업적으로 꼽히는 3개의 논문을 발표한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며 임종한지 50주년이 되는 해로서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UNESCO는 2005년을 세계 물리의 해로 지정하였고 우리나라의 국회에서도 이를 승인하여 많은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행사가 4월 19일에 벌어지는 세계 빛의 축제이다. 아인슈타인이 말년을 보낸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쏘아 올린 빛을 세계 각국이 협력하여 중계하여 24시간 만에 지구를 한바퀴 돌아 프린스턴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행사로서 우리나라에는 미국 서부로부터 광케이블을 통해 빛이 4월 19일 오후 8시에 부산으로 전달되며 울산->경주->대구->대전, 그리고 마산->진주->광주->전주->대전의 두 갈래로 나뉘어 릴레이 되다가 대전 이후 대전->청주->춘천->서울로 릴레이 된 뒤 오후 9시에 중국으로 전달된다. 릴레이 장소로서는 400m 이상 고도의 산 정상 40-50 개가 선정되어 있으며 현재로서 YTN이 이 행사를 실시간 방영할 예정으로 있다. 또한 이날 많은 행사가 전국적으로 준비되어 있어 아인슈타인의 업적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거나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 글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주요 업적들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에 매우 중요한 세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그 첫째가 광전효과에 대한 이론이다. 금속의 표면에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데 이 전자의 에너지는 쪼여준 빛의 파장에만 관계되고 빛의 세기와는 무관하다는 실험결과를 쪼여준 빛을 입자들 즉, 광자들로 간주함으로써 설명하였고 그 후 자세한 실험에 의하여 이러한 생각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는 빛의 입자성을 밝힌 것으로 양자역학의 중요한 토대가 되며 1921년 아인슈타인은 이 업적과 몇 가지 수리물리학의 업적들 때문에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된다.

둘째 논문은 브라운 운동에 대한 이론으로서 예를 들어 흙탕물 속에서의 흙 알갱이의 움직임에 관한 것과 같다. 이 흙 알갱이의 움직임은 현미경을 통해서 관찰하면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속도 또한 계속 변하는데 흙탕물의 열에너지 즉 온도에 의한 무작위적 운동 때문이다. 이 이론은 물질의 원자론을 믿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세 번째 논문은 특수상대성 이론에 관한 것이다. 이 이론에는 두 가지의 전제가 있다. 어떤 물체의 운동을 기술할 때 어떤 기준에 대한 상대운동만을 기술할 수 있을 뿐이지 절대적인 기준점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모든 운동은 상대적이다. 이 개념을 다시 표현하면 ‘등속으로 움직이는 모든 관찰자에게 물리법칙은 동일하다’가 된다. 이것이 첫 번째 전제이며 두 번째 전제는 첫째 것보다 과격하기까지 하다. 즉, 빛의 속도는 모든 관측자에게 같다는 것이다. 달리는 기차에서 공을 앞으로 던지면 공의 속도는 더 빨라진다. 그러나 빛은 앞으로 쏘아도 그 속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일상에서 보아온 사실과 다른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빛과 같이 빨리 움직이는 경우를 보지 못하였으며 실험에 의하면 빛의 속도는 모든 관측자에게 같다. 이 두 가지 전제는 우리의 시간과 공간의 개념에 커다란 혁명을 가져온다.

달리는 KTX 기차의 앞과 뒤에서 두 사람이 약속을 하여 동시에 불빛을 반짝였다고 하자. 기차 밖에 있는 내가 보면, 기차의 앞 또는 뒤로부터 나까지의 거리가 서로 다르고 빛이 다른 거리를 오는데 시간이 다르게 걸리므로 동시에 불빛을 볼 수 가 없다. 즉, 기차 안의 동시를 기차 밖에서 보면 동시가 아니다. 또한, 내가 기차 안의 시계를 보면 느리게 간다. 그러나 그 차이는 10만x10억분의 1초(약 책갈피초) 정도이므로 우리는 전혀 느낄 수 없다. 그러나 광속의 절반의 속도로 가는 로켓 안의 시계를 밖에서 보면 약 15% 정도 느리게 가며, 광속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로켓 안의 시계는 정지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대성 이론은 우리가 실험적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에서의 현상들을 잘 설명하였고 또 잘 예측하였는데, 뉴턴 역학이 틀렸다고 보기 보다는 확장되었다고 해야 옳다.

또한,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책갈피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데 이 짧은 수식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에너지 책갈피는 물체의 질량 책갈피에 비례하는데 물체의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면 질량은 증가한다. 그러므로 속력을 빠르게 할수록 질량이 증가하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속도를 광속과 비슷하게 하려면 질량은 무한대가 되고 책갈피그에 소요되는 에너지는 무한히 증가한다.

광속보다 빨리 날아갈 수 있다면, 수년전에 지구에서 발사되어 우주를 날아가고 있는 빛을 쫓아가서 과거를 볼 수 있는데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이는 불가능하다. 즉, 타임머신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 공식에 따르면 질량이 0이어도 광속으로 움직이는 물체가 존재할 수 있다. 광자가 그 예이다. 즉, 광자는 질량이 0이며 영원히 광속으로 움직여야하는 운명을 가졌다.

어떤 핵은 두 조각으로 나뉘면서 두 조각의 질량의 합이 처음보다 약간 작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질량차이는 위 공식에 따라 열이나 빛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 이것이 핵폭탄 또는 원자력 발전의 원리이다. 2차대전 중 아인슈타인은 미국으로 망명하는데, 1939년 루스벨트에게 편지를 내어 원자력 에너지의 사용 가능성을 알렸다고 한다. 그 후 맨하탄 프로젝트라고 알려진 핵무기 개발이 시작되는데 아인슈타인은 이 일의 참여는 거부하였다.

위에 설명한 상대성 이론은 서로 등속도로 운동하는 계 사이에만 성립하는데 이를 가속하는 계까지 포함하여 확장한 이론 즉, 일반상대성 이론을 1916년에 발표하였고, 이 이론에 따르면 태양 빛이 수성 근처에서 그 중력 때문에 약간 휘어지는데 수년 뒤 이 사실이 관측에 의해 증명되었다.

상대성이론에 의한 효과는 최근 많이 사용되는 위성책갈피항법장치(GPS)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장치에서는 어떤 위치에서 발사된 빛 또는 전파가 지구상공에 떠 있는 인공위성에 도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그 위치를 파악한다. 약 2만km 상공에서 시속 1만4천km로 움직이는 위성에서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른 중력의 효과와 위성의 속도 때문에 생기는 특수 상대성 효과를 제대로 보정해주어야만 정확한 위치가 나오며 이들 효과를 고려하지 않으면 수십km의 오차가 나온다.

아인슈타인은 매우 중요한 다른 업적들도 발표하였다. 1917년에 발표한 빛의 유도방출에 관한 이론은 요즈음에 많이 이용되는 레이저의 원리이다. 레이저는 ‘유도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약자이다. 또한, 1930년에는 우주팽창을 기술하는 모델을 제시하였는데 이 모델은 빅뱅 이후 팽창하고 있는 우주가 영원히 팽창을 할지 팽창하다가 나중에 수축하게 될지 등을 알려주는 우주연구에 있어 중요한 방정식이다.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가 양자역학의 출발에 중요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하며 양자역학의 확률적 해석을 끝내 받아드리지 못하였음은 아이러니다. 또한 아인슈타인은 1918년부터 통일장 이론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서 평생을 계속하였는데, 그의 실패한 통일장 이론 연구는 양자역학이 기본 언어로서 사용되는 지금의 통일장에 관한 연구와는 매우 다르다. 지금은 전자기 힘과 약한 힘은 전자기-약력 이론으로 통일되었으며, 강력까지도 포함된 이론도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이론에서는 지금까지 발견된 입자들 이외에 모든 입자에 대응하는 한 벌의 입자 종류가 더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러한 입자들의 존재여부에 대한 연구는 차세대 입자 가속기 실험연구에서의 중요한 과제이다.

아인슈타인은 평화주의자이어서 나치 독일의 무기개발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미국으로 망명하였으며, 2차 세계대전의 빠른 종결을 위하여 핵폭탄 제조 가능성에 대한 제안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핵폭탄 제조사업에는 참여를 거부하다. 1952년에는 새로이 건국되는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 제안을 거부하였으며 말년에는 프린스턴의 고등과학 연구소에서 조용히 연구만을 하다가 1955년 임종을 맡는다.

물리학의 역사상 아인슈타인처럼 물리학적이나 철학적으로도 근본적이고 중요한 많은 일들을 한 학자는 없을 것이다. 세계 물리의 해의 여러 행사를 통하여 아인슈타인의 업적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이 그러한 노력에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강석 교수(물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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