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달리는 차와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에 치여 미처 듣지 못하는 소리가 있다. 바로 새소리다.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안 들리지만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달라지는 새소리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그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게 된다. 낮게 우는 소리부터 높은 음의 소리까지 다양한 새소리가 우리 대학 캠퍼스에서 울려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에서 목격되는 새의 종류는 40여 가지다. 참새, 멧비둘기, 까치, 직박구리의 개체수가 가장 많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앙, 개구리매, 황조롱이, 솔부엉이가 목격되기도 한다.

특히 매 겨울마다 용지에 등장하는 원앙은 올 때마다 많은 관심을 받는 ‘인기스타’다. 원앙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혹은 카메라에 담기 위해 용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겨울 용지를 지키는 건 원앙만이 아니다. 그 곁에는 청둥오리도 살고 있다.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는 겨울 동안 용지에서 원앙과 함께 지내다가 날이 풀리면 추운 나라로 먼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앙이 용지에 거주하는 모습이 여름에도 포착되고 있다.

제1학생회관(일생) 뒤편의 동산과 농대에 있는 수목원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무가 밀집해 있고 자동차와 많은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쉴 틈 없이 지저귀는 뱁새의 울음소리는 수목원에 들어가자마자 귀를 사로잡는다. 하지만 소리를 따라 시선을 옮겨본들 소리만큼 빠른 뱁새의 움직임에 그 모습을 제대로 보기란 쉽지 않다.

키 큰 나무가 밀집돼 있는 일생 뒷동산에는 딱따구리와 물까치가 발견된다. 하지만 동산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피해 구석에 숨어 있어 그 모습을 보기란 쉽지않다. 여름이면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작년 여름에는 일생 뒷동산과 농대 수목원에 각 2쌍씩 목격되기도 했다.

봄이면 짝을 찾는 수컷 새의 지저귐이, 여름이면 ‘후 후’거리는 부엉이 소리가, 겨울이면 원앙과 청둥오리의 울음소리가 계절의 변화를 알려준다. ‘꽥꽥’ 거리며 비를 반기는 오리들의 소리가 비오는 캠퍼스의 풍경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고, 맑은 날 이리 저리 날아다니는 참새들이 내는 ‘짹짹’소리는 캠퍼스를 더욱 명랑하게 밝힌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캠퍼스의 새소리에 귀 기울이다보면 자동차보다 나무를, 차가운 건물보다 따사로운 햇볕을 더 바라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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