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흡연부스를 설치할 때의 실효성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하는데, 수도권의 대학들만 보아도 큰 비용을 들여 설치했지만 결국 사용되지 않아 유명무실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과연 그러한 비용(2000만원 -고려대학교)을 들이면서까지 부스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흡연부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부스내부에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베인 냄새가 더 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실상 흡연부스에서만 흡연을 하라는 제재방안이 없는데 어떤 흡연자가 굳이 부스까지 찾아가서 흡연을 하겠는가?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은 부스의 의미는 퇴색되고 결국은 처리하지 못하는 골칫거리에 불과할 뿐이다. 

현재 전남대학교는 학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고, 그 관리는 북구보건소와 북구청에서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내를 둘러보면 곳곳에서 담배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인문대나 경영대 앞을 보면 쉬는 시간이면 지나다니기가 불편할 만큼 연기로 뒤덮일 때도 많다. 물론 담배는 기호식품이기에 강제 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해 많은 학우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과태로 10만원이라는 제재방안이 있음에도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숙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현재 기숙사에는 흡연으로 인한 많은 민원이 들어오지만 기숙사 입장에서는 제재를 가할 권한도 없고 방도도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북구청의 입장만을 기다릴 뿐이다. 이렇듯 법적으로 제재 방안이 있어도 각 기관들의 시스템이 서로 다르기에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 학교 자체적으로 흡연부스까지 설치한다면 더욱 중구난방이 될 것이다. 

물론 흡연자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학교 어느 곳에서도 담배를 자유롭게 필 수 없기에 흡연부스는 꼭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위에 타 대학의 사례처럼 제대로 정착될지 의문이고 전남대학자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기에 그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듯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때 다시 한 번 공론화시켜 의견수렴을 통해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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