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슬픔은 엄마보다 더 깊고
엄마의 슬픔은 너보다 더 길다
엄마는 팽목항 바다를 향해 울음을 삼키고 있는
안산의 아들을 본다
네가 낳은 열일곱 아이는 어디 있느냐?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가 그러했듯
네 아픈 짐은 내려놓고
길은 한 길이니 숨 쉬면서 걸어라
광주의 엄마가 물려주고
안산의 아들이 젖 먹던 힘까지 내고
걸음마 하듯 자박자박 걸어서 가거라
4·16아들 곁에
5·18살아서 죽지 않은 엄마가 있다

시<5·18엄마가 4·16아들에게>중에서/최봉희/레디앙/

 

 


여기 채 아물지 않은 상처와 슬픔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너무나 깊고 길다. 5·18 민중항쟁을 겪은 최봉희 씨는 슬픔을 잊지 않기 위해 시집 <5·18엄마가 4·16아들에게>를 썼다.

최 씨는 5·18 민중항쟁당시 아들을 찾기 위해 길을 헤매다 계엄군의 곤봉에 맞아 쓰러졌던 부상자다. 시집 머리말에서 그는 “5·18나의 아픔이 4·16유가족과 다르지 않다”며 “조금이나마 유가족에게 위안을 드리고자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곧 5월 18일이 돌아온다. 지겹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아이,내 자식을 잃었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우리는 이 숫자를 가슴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 4·16,5·18을 통해 우리는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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