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여수캠퍼스와 광주캠퍼스가 통합한지 10주년이 됐다. 이에 여수캠퍼스의 특별한 학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산해양대학의 해양생산관리학전공은 해양생물 자원의 생산 및 적정 이용을 위한 전문 지식을 교수하여 국내외적으로 수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첨단 전문 인력과 어선 해기사를 양성하고 있다. 

 

▲ 13학번 동기들과 실습선 내에서
아직 완연한 봄이라고 하기는 추운날씨인 요즘, 3년 전 여수시에 위치한 디오션리조트에서는 수산해양대학(수해대) 신입생을 맞이하는 오리엔테이션이 진행 중이었다. 수해대 13학번들은 선배들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있었다. 서로 잘 모르는 학생들 사이에는 어색함이 흐르고 있었다. “얘들아 뭐 궁금한 거 없어? 우리 학과에 대해서 라던가…….” 며 한 선배가 운을 떼었다. 그때 신입생 한 사람이 질문을 했다. “저희 과를 졸업하면 뭐 하나요?” “배 타지.” 그 여자선배의 짧은 한마디는 4학년이 된 필자의 기억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배를탄다는 로망
 
▲ 수산해양대학 8층에 위치한 선박조종시뮬레이터실

필자가 재학 중인 전공은 해양생산관리학전공으로 예전 명칭은 ‘어로학과’이다. 경기도의 한 일반고를 졸업하고 수산업과 관련해 아무런 지식도 없는 필자에게 “배를 탄다”는 말에는 알 수 없는 이끌림이 있었다.
 
그 마음은 2학년이 돼서야 명확해 졌다. 필자의 전공커리큘럼은 어업과 선박 항해를 포함하는 해기사 양성 관련 전공 교과목과 연근해 및 원양 승선 실습을 기반으로 한다.
 
1학년 때는 해양기술학부에 소속되어 교양수업위주로 수강했다면 2학년부터는 해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전공과목을 반드시 수강해야하며, 실습선을 통해 승선 실습을 이수해야 한다.

승선 실습은 주로 동백호에서 이루어진다. 연근해 승선실습(여수 신항-거문도-제주도)인 경우에는 해양수산부 해기사 지정 양성 교육 기관인 필자의 전공을 포함해 기관시스템공학전공과 해양경찰학과의 학생들 90여명 남짓해 승선한다. 그리고 약 2주 정도 동백호 안에서 생활하게 된다.
 
2주간의 동백호 실습
 
▲ 동백호 어로작업후에 실습생과 교직원들이 모여있다.
실습 중에는 선내에서 항해 당직과 어로 작업 및 각종 항해 계기에 대한 현장 실습이 주로 이루어 진다.
 
배에서의 생활은 위험한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사고를 방지하고 졸업후에 항해사가 되어 선박을 안전하게 운항하기 위해 선박 내에서는 항시 주의하고 매사에 진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당직 업무를 철저히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배는 바닥,천자과 계단 등 생활하는 곳 대부분이 철로 이루어져있다. 항해 중 배가 흔들려 살짝 미끄러져 넘어지기만 해도 쉽게 멍이 들곤 했다. 또 파도가 높은 때에는 배가 심하게 흔들려 배멀미하기 일쑤였다.
 
캠퍼스 안에서 하는 대학생활과는 달리 실습선에서의 생활은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학생들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4학년 선배들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연근해 실습 중 거문도나 제주도 등 항구 도시에 입항하여 3~4일 정도 정박하게 된다. 힘들고 긴장된 승선 실습 일정으로 다소 피곤해하던 실습생들도 상륙해서 도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더욱이 3학년 원양 실습 때는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욱 부푼다. 대만, 중국, 일본, 러시아의 주요 항구 도시를 경유하게 된다. 학과 동기들과 실습선을 타고 해외로 떠나는 것이 얼마나 설레겠는가.
 
필자도 작년에 들뜬 마음으로 동기들과 여행계획을 세웠던 추억이 있다. 실습선에서 주어진 외출시간이 다가오기도전에 동백호 선장님(신형호 교수)께선 우리들을 불러 모아 말씀하시길, “해외에선 말도 잘 안통하고 문화가 다르니 이점을 잘 이해하고 객기를 부리지 말라”며 주의하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타과와 다르게 육지를 떠나 장기간 실습선에서의 경험, 특히 다소 불편하지만 조금은 색다른 실습선 내에서의 단체생활을 통해 세계 최고의 항해사를 꿈꾸는 것도 우리 전공만의 특징인 것 같다.
 
해양생산관리학전공을 졸업 후 해기사 면허를 취득하게 되면 어선 또는 상선의 항해사로 진출하게 된다. 우리 전공을 졸업한 수많은 선배님들이 태평양이나 대서양, 남빙양 등에  진출하여 참다랑어를 비롯한 다양한 어종을 어획하여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산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선상 생활을 통해 모은 자금을 토대로 수산물 유통업이나 가공업 등 개인 사업을 하기도 한다. 또한 어업생산관리기사를 취득한 선배들은 해양수산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해양수산직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되어 어업 정책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해양경찰 공무원에도 진출하여 불법 어업 단속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항해는 계속 된다
필자는 비록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뤄지는 작은 승선 실습 경험이지만 졸업 후 관련 분야로 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승선실습은 누구나 쉽게 경험해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환경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필자를 포함한 필자의 동기들도 이제 얼마 후면 졸업하여 수산 회사에 취직해 먼 바다로 항해를 떠나거나 해양수산 직렬 공무원이 되더라도 대학 시절의 승선 실습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되리라 확신한다.
 
각자 진출 분야에서 자신만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필자도 1년이 채 못남은 대학생활을 보람 있고 알차게 마무리하여 필자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까지 항해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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