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질 날이 없던 우리 대학에도 새해의 아침은 밝았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을 준비하기 위해 <전대신문>의 3명의 남자도 특별한 일출여행을 떠났다. 지난 24일 찾은 해돋이 명소 여수 향일암의 일출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따뜻했다.
 
 
해돋이는 하늘의 별따기!
새벽부터 여행준비로 분주했다. 생에 첫 해돋이였기 때문이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일출맞이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차로 해변도로를 따라 1시간 가까이 달렸다. 차장 밖으로 펼쳐지는 여수밤바다는 자연스레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들었다. 차에 내려 향일암의 일출광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차가운 바닷바람이 온 몸을 파고들었다. 말 그대로 칼바람이었다. 처음 보는 해돋이인 만큼 향일암은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일출광장을 지나 향일암을 가는 길목에는 갓김치 상가들이 골목에 빽빽이 차있었다. 시간이 일러 가게의 문이 닫혀있었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에 자리 잡은 가게들은 여수사람들의 세월이 깃들어 있었다. 갓김치 골목을 지나 수많은 돌계단을 오르자 무협지에서 나올법한 커다란 바위가 등산객들을 반겼다. 향일암은 바위더미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바위틈을 자주 지나가야 한다. 한사람이 겨우 비집고 들어갈 만한 좁은 바위틈새를 두 번이나 통과하니 목적지였던 향일암이 모습을 드러냈다!
 
 
 
향일암의 희로애락
향일암에서 즐기는 해돋이는 이름에서부터 특별하다. 향일암은 ‘해를 바라본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선덕여왕 8년 (서기 659년) 원효대사께서 창건했다. 이름의 의미처럼 금오산의 기암절벽과 햇살이 비치는 남해의 조화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향일암도 지난 2009년 12월 20일에 발생한 원인모를 불로 대웅전, 종각, 종무소 등이 소실됐다. 다행이 복원에 성공하였지만 예전만큼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향일암에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특별한 전설도 있다고 한다. 향일암에는 7개의 석문이 있는데, 이곳을 모두 통과 하면, 소원 한 가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또 다른 전설은 향일암 주변의 바위에 동전을 던져 한 번에 붙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전남 최고의 일출을 감상하는 것과 함께 소원도 빌어보는 색다른 여행을 즐겨 봄직 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든 학점 A+ 맞고 여자 친구가 생기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며 바위에 동전을 던져보았다. 붙지 않았다. 슬펐다.
 
 
향일암의 이런 저런 풍경들을 둘러보던 끝에 해가 떠올랐다. 안타깝게도 구름이 해를 가려 일출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구름 틈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햇빛은 큰 감동이었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여수 무슬목에 들려 일출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내 첫 해돋이를 망처 놨지만 다음에 올 때는 해돋이 장관을 볼 수 있을까? 새해가 아니더라도 해돋이를 보고 싶다면 가까운 여수 향일암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향일암의 정기를 받아 새해에도 좋은 일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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