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강당 앞을 지나면서 보니 활짝 핀 홍매화를 스마트폰에 담느라 야단들이었다. 참 예쁜 매화를 지나치지 않고 촬영하는 학생들이 대견스러워 같이 끼어들어 몇 장 찍었다.

문득 호남의 5대 명매로 손꼽히는 이 유명한 홍매화에 대하여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궁금했다. 1621년 사신으로 중국에 갔던 서장관이 고 명나라 희종황제로부터 선사받은 이 명품을, 11대 손인 고재천 농과대학장이 1961년 담양 창평면에서 자라고 있던 나무를 우리 교정으로 옮겨 심게 된 사연을.

그들에게 물어 보았더니 모두가 묵묵부답이었다. 홍매화의 사연을 알려주고 싶어 나무 밑에 세워진 안내표지석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말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돌에 새겨진 글씨가 거뭇거뭇해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설명 내용이 한자투성이어서 우리 학생들이 해독하기 참 어렵겠다 싶었다. 요즘처럼 세련된 디자인에 산뜻한 안내판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글과 한자로 같이 써주었으면 참 좋았으련만.

해마다 이맘때 남녘의 꽃소식을 전할 때가 되면 어김없이 소개되는 우리 대학의 홍매화가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방치되어 왔다는 게 퍽이나 아쉽다.

무려 4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대명매가 우리 캠퍼스에 자랑스럽게 자리하고 있는데도 더 없이 소중한 나무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니, 자책감도 들었다. 이번 기회에 대명매를 비롯하여 교내에 설치된 안내판을 대대적으로 손 볼 필요도 있다. 사시사철 시민들에게 늘 열려있는 캠퍼스 아닌가.

하루면 수많은 내방객들이 찾아와 곳곳을 산책하며 힐링하는 명소일진대,

이 기회에 캠퍼스 구석구석 관심을 갖고 챙겨 봐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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