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 되면, 공부만 빼고 ‘뭘’해도 재밌다. 왜, 시험기간만 되면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걸까? 이유를 알아보고자 배재창 박사(사회문화심리)를 만났다. 그는 “상황 변수가 많다보니 설명이 어렵다”면서도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배 박사에 따르면 상황적 측면과 개인 내적인 측면으로 크게 나뉜다. 상황적 측면부터 살펴보자. 그는 “시험기간 전까지 바쁜 일상을 보내다 시험기간이 되면 여유가 생긴다”며 “이때 평소에는 관심갖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고 했다.

여유로워진 상황 속 내면은 어떨까? 먼저 개인의 시험에 대한 동기 수준이 행동을 결정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배 박사는 “(시험에 대한)동기 수준이 높으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일수록 나타나는 행동이 약하다.

이는 ‘만족’과도 관련된다. 배 박사는 “시험기간은 상황 자체가 괴롭기 때문에 이탈하고 싶고,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때 당장에 만족을 쫓는 사람들은 시험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족을 지연시키는 사람이라면 시험에 대한 동기 수준이 높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누군가 ‘5분만 참으면 사탕 2개 줄게’라고 말했을 때 사탕을 쥐고 5분을 기다리는 이와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쉽다.

시험이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실패를 가정하고 자존감을 보호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도 한다. “어제 TV 보느라 시험공부 못했어” 등 자신의 실패를 가정한 뒤, 보험을 들어놓는 것이다. 이때 만약 변명거리가 없다면 온전히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것이 되며 우울해진다. 그는 이런 현상에 대해 “본인은 모르나 의도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 때 ‘제가 발표 불안증이 있어서요’ 이런 말을 하며 시작하는 것도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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