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하철 막말녀, 된장녀, 몇호선 무슨녀, 국물녀 등 포털사이트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말들이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할아버지에게 폭언을 하는 등의 모습이 동영상에 찍혀 인터넷을 떠돌아다닌다. 하지만 미디어는 이것을 놓치지 않고 똑같은 내용의 기사들을 수도 없이 생산해낸다. 사람들은 기사를 보며 “몇 호선에 탄 어떤 여자가 할아버지에게 폭언을 했다”는 것만으로 그 여자의 신상부터 모든 것을 알아내려한다. 일명 이것이 ‘네티즌 수사대’이다.

하지만 막말녀, 된장녀 등 시민의식 없이 행동하는 동영상 속 모습이 진실이 아닐때가있다. 그들의 앞뒤사정을 모른 채 그저 “폭언을 했다”에만 모두 혈안이 되어 마녀사냥을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국물녀 사건’이 있다. 식당가에서 한 아이가 정수기 앞에서 어떤 여성과 부딪히면서 여성이 들고 있던 된장국물이 아이에게 쏟아져 화상을 입은 사건이다. 하지만 부딪힌 여성은 사건 장소에서 사라졌고 이것을 아이의 엄마가 한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언론보도가 시작됐다. 하지만 후에 부딪힌 여성은 경찰에 자진 출두했고 CCTV결과 “뛰어오는 아이를 피하지 못해 부딪힌 것”이라고 밝혀졌다.

이러한 정황이 나타나기전에 사람들은 그 여성을 화상을 입힌 후 도망가 버린 못된 여성으로 치부했다. 미디어 또한 국물녀를 아이에게 화상을 입히고 사라진 여성으로만 보도했다. 이것은 미디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내보내는 보도를 듣고 사건의 정황을 보지 않은 채 그것이 사실이라 믿으며 한 사람을 무자비하게 비판했다.

미디어의 이러한 영향력은 ‘탄환이론’의 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탄환이론은 목표물만을 정확하게 맞추어 쓰러뜨리는 ‘마법의 탄환’처럼 매스미디어의 메시지가 수용자인 대중에게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강력한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미디어에 나오는 폭력적인 장면과 범죄 장면들이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따라하게 만드는 것을 미디어 폭력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단순히 이것만을 미디어 폭력이라 볼 수 없다.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박겉핥기식의 보도들은 사건의 주인공을 ‘국민민폐녀’로 만들기도 한다. 여기서 미디어가 간과한 것은 사건의 정황이다. 사건의 정황을 알려주지 않고 보도성에만 그치는 기사는 결국 대중들에게 ‘현대판 마녀사냥’을 제공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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