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탄압의 첫걸음은 ‘언론장악’이다. 표현의 자유가 사라진 공간은 지독하리만큼 외롭고 황량하다.

필자가 근래에 타 대학 언론들과 소통할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 사립대학교 학보사 친구들이었는데 표현의 자유가 극히 축소되어 있었다. 총장이 기사를 직접 검열하는 것은 물론 주간 교수의 편집권 장악 등 그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현재 사립대학의 학보사 기자들은 비판적인 기획물을 자유롭게 내놓을 수 없다. 주간교수와 대학 본부, 이사진들의 눈치를 살핀다. 작년, 중앙대 교지는 만평에 중앙대 총장을 돼지로 형상화 시켰다 하여 본부에서 쫓겨나고 교지가 모두 회수되는 등의 고충을 겪었다. 또 건국대 학보사는 주간교수가 편집국장을 해임하는 등의 소란이 일어 한때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전대신문>도 2004년 주간 교수와의 편집권 싸움으로 세 달간 천막농성을 벌여 편집권 독립을 지켜냈다.

2008년,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정권이 바뀌자 강제 해임됐고, 최근 MBC 기자들은 설 연휴 직후부터 제작거부 상태다. 그로 인해 ‘MBC 뉴스데스크’는 10~15분 방영되고 있다. 이것이 현 대한민국 언론의 위치다. 대한민국은 현재 ‘편집권 독립’을 위해 싸운다. 친정부 편향뉴스에 저항, 뉴스의 공정성 회복을 주장한다. 어딘가 모르게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학과 나라의 언론 현실은 어렵다. 언론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기자들은 경계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 몇 가지를 경계하지 않는다면 기자는 ‘기자’인 것이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경계해야 할 몇 가지 중 필자는 ‘침묵’을 제 일로 꼽는다.

침묵하지 않기 위해 언론은 절대적인 독립권을 유지해야 한다. 언론이 침묵하면 사회는 ‘암흑천지’가 될 것이다. 대학도 그렇다. 학내 언론이 죽은 대학은 ‘어두운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 타 대학 언론들의 횡보를 기대해본다. 물론 <전대신문>도 열심히 뛰어다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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