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립대가 반값등록금을 실현했다는 소식에 인터넷이 한바탕 뒤집혀졌다. “나도 이럴 줄 알았으면 서울 시립대 갔지”하는 우스개 소리도 들려온다. 요즘 서울 시립대와 강원 도립대 등 몇몇 대학은 꽤나 높은 등록금 인하율을 발표해 타 대학 학생들의 부러운 눈길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작년 한 해 대한민국 대학가는 반값 등록금 시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반값 등록금 시위로 학생들이 연행되고 물대포까지 투입됐으니 그 현장이 얼마나 불타올랐는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이런 학생들의 열띈 열기 때문인지, 정부의 등떠밀기 때문인지 전국 대학 곳곳의 등록금 평균이 4% 가량 내렸다고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정한 등록금 인하 기준이 5%이니 기준 잘 맞추는 대한민국 대학들의 ‘정직함’에 고맙기만 하다.

등록금이 인하되는 현장의 반대편에서는 동국대, 세종대, 숭실대 등 수도권 대학의 입학금이 상승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세상만사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등 떠밀려 한쪽을 내려줬으니, 다른 한쪽에서라도 올려 재원을 충당할 수밖에. 그래야 양심 있는 대한민국 대학들의 ‘균형 맞는 교육’이 되지 않겠는가.

아이러니한 일은 이렇게 쑥쑥 올린 입학금의 사용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들은 입학금을 내야만 학교를 다닐 수 있으니 그저 내기만 할 뿐. 대한민국 교육은 숨기면 숨길수록 칭찬 받는 판국이니 대학 입장에서는 꼭 사용처를 알릴 필요가 있겠는가.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인하했다며 떵떵거리고, 뒤에서는 슬쩍 입학금을 올리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꼼수’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역시 머리를 잘 써야 대한민국 교육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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