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이 있다. “정치가에게 ‘부고(訃告)’를 제외하고 매스컴을 타는 것은 어쨌든 좋은 일”이란. 이번 강용석 의원이 개그맨 최효종 씨를 고소한 사건은 강용석, 최효종 그리고 이를 지켜본 국민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게임이었다.

지난 27일 개그콘서트에서 최효종 씨가 “일주일 사이에 인기가 많아졌어요”라고 할 만큼 강 의원의 고소 사건은 최 씨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최 씨는 용기 있는 개그맨, 개념 있는 개그맨이라는 이미지도 얻게 됐다.

또한 당시 집단 모욕죄로 소송 중이었던 강 의원은 이러한 꼼수를 이용해 소송을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이끌었다. 무엇보다 마포의 한 국회의원, 성희롱 국회의원에 그쳤던 기존의 이미지를 넘어 전국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실소를 터뜨리고 분개했다. 하지만 강 의원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단순히 강 의원에게만 향한 것은 아니다. SNS 통제, 민간인 사찰, 유튜브 안에서의 사이버 망명, 대법윤리위원회의 SNS 가이드라인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태가 날로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일 앱·SNS 전담 심의조직 신설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혀를 뽑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우리에게는 더 많은 눈과 귀, 입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를 통해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이들을 감시해야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강 의원의 고소사건은 더 많은 눈과 귀를 그리고 입를 모아준 사건이 됐다. 고려대 현택수 교수는 “보통 시사 풍자 개그가 활발해지는 것은 일종의 레임덕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사 풍자적 개그가 정권 말 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흥행해 앞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활짝 열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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