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미 슨상님 시방 고대라 하셨소?”
‘오오미’는 호남 사투리인 ‘오메’를, ‘슨상님’은 호남 사람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부르는 모습을 각각 희화화한 표현으로 인터넷 상에서 전라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연세대 응원단 ‘아카라카’가 ‘연고전’ 혹은 ‘고연전’을 앞둔 지난달 17일 인터넷에서나 볼 법한 위 문구를 신촌로터리에 당당히 걸었다. 고려대가 성추행 사건으로 매스컴을 도배하자 이에 질 세라 연세대가 신문 지면을 채웠다. 역시 연고전은 이래야 제 맛 아니겠능가?

공부 꽤나 했다는 대학생들이 이럴 지인데 인터넷은 과연 어떨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어느 때부터 호남과 관련한 인터넷 기사를 보면 댓글을 보지 않는다. 호남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호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를 단지 재미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 초등학생이 호남에 무슨 원한이 있다고 그러한 표현을 사용하겠는가? 이는 해당 지역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연세대 현수막 사건은 인터넷에 퍼져있는 바이러스가 오프라인으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카라카 측이 “특정 지역이나 인물을 비하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니 아량을 베풀어 ‘모르고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련다. 그러나 호남에서 전학 온 학생에게 ‘홍어’라고 놀리는 ‘초딩’을 것을 상상해보면 이번 문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 참고로 필자의 연고지는 경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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