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대동풀이(이하 축제)가 끝났다. 친구가 운영한 사격 게임도 해보고, 다비치라는 이름의 그녀들도 봤다. 축제가 학생들의 활력소임은 틀림없는 듯하다. 올해 축제 역시 매년 있어왔던 주막과 무대·길거리 행사는 물론 학생들의 게임·노래 실력을 볼 수 있었던 이(E)-스포츠 대회, 씨(C)-스타 등이 눈길을 끌었다. 모두 총학생회, 자원봉사단 덕분이겠다. 그래도 전대신문 기자로 있으면서 축제는 즐기는 것이 아닌 취재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조금은 축제에 대해 쓴소리를 해야할 것 같다.

축제 첫 날이었던 28일 밤, 용지 부근을 거닐었다. 축제 기간인지라 늦은시간이었음에도 많은ㅇ 사람들이 학내를 배회(?)하고 있었다. 때론 고성(高聲)을, 더 나아가서는 방가(放歌)도 함께 섞어가며. 약대 앞 잔디밭에는 술에 취해보이는 두 여학생이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한 학생이 깨우자 "알고 있으니 됐다"고 했단다. 뭘 알고, 뭐가 됐다는 건지.

작년 축제가 가까워져 가던 시기로 기억된다. 버스에서 우연찮게 두 남학생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우리 대학 축제는 연예인 누가 온다더라", "다른 대학은 누가 온다던데", "그럼 거기로 가야겠다" 등의 내용이었다. 그들에게 축제의 질은 연예인으로 결정됐다.

필자는 축제에 있어서 술과 연예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입장이 아니다. 축제마다 주막에서 맥주 한 잔 하는 것을 실천하고, 연예인을 보기 위해 앞 줄 의자에서 기다려도 봤다.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주객이 전도됐다는 것.

축제는 즐기는 것이 맞다. 그렇다보면 과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연예인이 와 축제의 흥을 돋운다면 좋은 역할을 한 것이다. 문제는 대학 축제라는 특수성이다. 술과 연예인이 대학 축제를 주도하고 있어 사실상 전국의 모든 대학의 축제가 천편일률적이다. 대학 축제라는 특색도, 각 대학 별로의 특색도 찾아보기 힘들다. 학생들이 대학 축제 본연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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