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에서 장학금 신청서를 제출하라는 연락이 왔다. 성적이 어떻든 장학금을 신청할 즈음이면 항상 다음 학기 등록금 걱정이 앞선다. 당장 떠오르는 방도는 아르바이트 정도다.

방학 중 대부분의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쓰는 학생이 많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오해 섞인 시선이 있다. 등록금의 용도와 상관없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과 이 때문에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원인이 그들에게 있다는 것. 물론 이러한 의견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옳은’ 판단이라고 할 수 없다.

넉넉잡아 한 달 80만원을 벌어 고스라니 등록금에 보태도 두 달간 ‘빡세게’ 일해 봤자 ‘국립대 인문대학’의 등록금에도 못 미친다. 이렇듯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하 알바생)에게는 시간이 없다. 만약 알바생이 업주에게 최저임금을 요구한다거나 노동청에 신고를 한다면 사실상 알바를 그만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지켜지지 않은 최저임금의 구조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실제로 후문의 한 업주에 따르면 ‘요주의 알바생’의 이름은 업주들 사이에서 돈다. 최저임금의 불이행은 전적으로 업주의 탓이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을 고스라니 등록금에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돈을 흥청망청 유흥에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꼭 등록금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에 보태거나, 생활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등록금 대주시는 부모님에게 용돈 조금이라도 덜 타서 쓰려는 그런 생각에서 말이다.

누군가 반값등록금 정책을 일컬어 포퓰리즘이라고 하던데 필자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더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 돈 걱정 없이 교육 받을 수 사회를 실현하는 것은 학생들은 물론 국민 모두와 연결된 삶 그 자체이다.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에 치이지 않고, 여유로운 가운데 최저임금의 불이행에 소신껏 저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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