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5학기가 어느새 훌쩍 지나가고 있다. 정신없이 보냈던 1학기(2009년)와는 다른 의미에서 이번 5학기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듯하다. 1학기 차에서는 전과(영어영문→영어교육)의 영향으로 인해 일부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학과 수업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사실 버거웠던 시간으로 기억이 된다. 반면, 학기 시작 전부터 준비를 했음에도 이번 5학기 역시 여전히 힘에 부치고 있다. 아직도 쌓아야 할 내공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증거인 것이다.

어느 분야의 학문이 다 그렇겠지만, 영어교육학과에서도 현재 상당히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여 놓았다. 기본적으로 영어교육과 관련된 과목 뿐 아니라, 영어학과 더불어 영문학, 사회언어학, 심리언어학, 담화분석 등 많은 과목이 운용 중에 있다. 무엇보다도 ‘언어’라는 분야를 다루는 학과이기 때문에, 그 어느 과 못지않은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지식과 이해를 요구한다. ‘언어’는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이고, 사회에는 문화가 숨 쉬고 있다. 이처럼 사회와 문화 안에서 언어의 역할을 연구하는 학문을 넓게는 ‘사회언어학’이라 한다. 모국어의 습득과정과 외국어 학습에 관한 연구 역시 당연히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다. 외국어 학습은 학습자의 심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심리학’도 연구 대상 분야이며, 언어를 담당하는 ‘뇌’에 관한 연구도 역시나 ‘언어’를 다루는 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끄는 분야이다. 한편으로는 ‘언어의 기원’을 따져 올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류의 기원’을 따라갈 수밖에 없으니, 언어학자들은 자연과학에 대한 관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모든 분야에 대한 지식을 두루 갖춘 통찰력을 기반으로 학생들에게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하는 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과가 바로 영어교육학과인 것이다. 단순히 영어를 잘 한다고 해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과목을 개설해 놓고 훌륭한 교수님들이 강의를 하신다고 해도 수업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이 학문연구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대학원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소규모 스터디 그룹의 활성화를 통한 토론문화와 대학원생들 간의 교류?협력이 필수적이다.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학원생들도 역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이다.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의 제약 역시 대학원 활성화에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이야기 하고 싶다. 우리 과만 보더라도 대학원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겨우 학생들 7-8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가준비실 하나에 불과하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부생들이 스터디라도 하게 된다면, 대학원생들이 마음 놓고 스터디를 하기엔 불가능해진다. 모든 여건을 다 갖추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 하나 제대로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말로 대학 당국이 대학원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학원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남는 것은 역시나 좀 더 연구에 매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지금까지 배웠던 과목들을 한 학기 정도를 통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다. 대학원과정의 최종목표는 물론 학위논문일 터이지만, 과정을 끝냈다고 해서 논문을 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걸음마를 떼었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천천히 쉬지 않고 학문에 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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