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사진전 '여기, 여기…'에서 지난 13일 사진작가 김은주 씨가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사진설명을 하고 있다.
 

5․18민중항쟁(이하 5․18) 당시 우리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이 친구와 도청 앞을 지다다 상무대로 끌려가 고문을 받았다.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대문 앞에 쪼그려 앉아 밤낮없이 기다렸다. 일주일 후 새벽에 “어머니”라고 부르며 아들은 돌아왔다. 그러나 그 후 아들은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사진의 제목은 ‘산수1동_임기영’.

5․18과 관련된 사진하면 어떤 사진들이 떠오르는가? 지금 떠올린 그러한 사진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전시됐다. 예술의 거리 ‘원 갤러리’에서 지난 12일부터 김은주 사진전 ‘여기, 여기…’(부제: 오월어머니)가 열렸다.

“유명 인사들과 다큐적인 사진들만 보이는 것이 매번 안타까웠다. 5․18 속에서 자식을 잃은, 혹은 남편을 잃은 어머니들의 희생과 평화를 사진으로 담아냈다. 다양한 5․18 행사가 죽은 자를 추모하는 것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사진에서 보여 주듯 어머니들의 눈빛을 통해 산 자를 위한 살풀이도 이루어지길 바란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어머니들의 용서와 평화를 기원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김은주 씨는 이번 전시를 위해 5․18과 관련해 사연이 있는 43명의 어머니들을 만나 사진을 찍었다. 이 중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은 13점이다.

이번 전시 제목 ‘여기, 여기…’는 오월 어머니들의 슬픔과 고통의 장소를 가리키며 이는 31년이라는 역사와 연결되어있다. 그날의 장소는 사진 속의 무대로 등장하고 그 중심에 어머니들이 있다.

1980년 5월 21일, 당시 아들은 동성중학교 1학년이었다. 집 부근에서 계엄군이 쏜 총탄이 아들의 척추를 관통했다.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은 구했으나 하반신이 마비된 채 아들은 현재까지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때 겪었던 고통의 현장을 배경으로 사진 속 주인공이자 아들의 어머니 정덕순 씨는 예전 광주여고 앞에 앉아있다. 사진의 제목은 ‘(구)광주여고_정덕순’이다.

사진전은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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