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7일에 전남대학교 민주광장(봉지 광장)에서 학생총회가 열린다. 전남대학교의 학생들이 모여 학생들의 권리를 되새기고 학교운영 및 교육에 대해 토론하는 학생총회 자리. 하지만 그 본연의 의미는 퇴색된 채 학생들에게 외면 받은 지 오래다. 실제로 학생총회는 “학생회 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날” 로 전락한지 오래다. 조세희 작가의 작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80년대의 소시민들의 비참함을 담고 있다. 오늘날 대학교 3학년 학생으로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이 책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청년실업이 100만에 육박한다는 기사가 진부할 정도인 요즈음. 대학생들은 오늘날의 또 다른 난장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대학생들이 알찬 대학생활을 위해, 취업을 위해, 혹은 또 다른 무엇인가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에게 던져진 현실은 참혹하기만 하다. 대학교 3학년의 한 사람으로써,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은 오늘날의 수많은 대학생이 또 다른 한 명의 난장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서울대의 조국 교수와 오마이뉴스의 오연호씨가 집필한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현재 대학생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에서 드러나는 정치적 색채는 차치하고, 문제의식만을 따진다면 대학생들의 현실인식부재를 짚고 있다. 책은 대학생들에게 말한다. 더 이상 뒤에 물러서 있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소위 ‘스펙’이라 일컬어지는 자기 계발을 위해 힘쓰고,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취업문을 뚫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결국 그것은 부조리한 사회에 적당히 타협하는 노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참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본다면 결국은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할 뿐이다. 물론 학점도 중요하고, 토익점수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의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는 5월 17일, 더 많은 학생들이 전남대학교의 민주광장에서 대학생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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