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항상 희망과 긍정의 자세로 새해를 시작하지만 대학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에게 어느 때 못지않게 단단한 각오를 요구하는 듯 하다. 지난 해 국회를 통과한 서울대 법인화법을 시작으로 국립대학의 법인화문제는 우리에게도 당장의 현안으로 등장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상당기간 진통을 겪어 온 광주-여수 양 캠퍼스 간 유사중복학과 해소, 그리고 다가오는 총장선거제도 개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이 현안 모두는 학내 구성원들간에 소통과 공유 나아가 공감대 형성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소통과 공유의 부재 속에서 내려진 결정은 구성원들의 동력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고 이는 곧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내부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서울대 법인화 문제도 따지고 보면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울대의 소통부재에 따른 기회비용이 얼마나 들지 모르지만 동일한 사안이 우리에게 발생한다면 그 보다는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갈 거라는 점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누구보다도 대학 본부는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 교수와 직원을 상대로 한 총장과의 티타임의 정례화를 비롯해 각종 정책홍보물과 아르미를 통한 소통과 공유의 시도는 그 어느 때보다 많았던 것으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학내에는 소통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여전하다. 사안의 경중에 관계없이 학내의 일에 대해 대다수 구성원들이 거의 침묵하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소통을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스킬(skill)로 보고 접근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소통은 내가 남을 삶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면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요컨대 나와 남이 서로 존중과 신뢰 속에 상호이해에 도달하는 것이 소통의 본질이다. 간혹 상대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게시판의 글들은 소통이 아니라 한낱 자기자랑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홍보물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보직자들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구성원들과 상호 존중과 신뢰의 자리를 마련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소통과 공유는 대학의 근간이다. 소통과 공유가 없이는 학문의 발전도 나아가 인류공동체의 발전도 없기 때문이다. 모쪼록 우리 대학이 소통과 공유의 정신을 발휘해 신묘년 현안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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