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일 저녁 ‘전설 총학생회’(이하 전설) 박은철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2011년도 총학생회장에 당선이 되었다. 장장 한 달에 걸쳐 진행된 이번 선거는 많은 사건, 사고 그리고 숨은 해프닝을 간직한 채 마무리됐다.

지난 5년 동안의 선거는 단선으로 치러져 왔다. ‘우리 총학생회’(이하 우리)가 후보인 단선이었고, 선거는 물 흐르듯이 깔끔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에 올라오는 징계건에 대한 회의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1년도 선거는 확실히 달랐다.

우리 대 전설의 경합이었던 이번 선거는 시작 전 전학대회에서의 중선관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반목이 시작되었다. ‘호선’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에 대해서 몰랐던 대의원들과 현 총학생회는 결국 중선관위원장을 그 자리에서 지명했고, 이 사실이 학생들 사이에 번져 나가면서 현 총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선거 운동 기간 중 두 선본간의 반목 역시 선의의 경쟁이라기보다 기성 정치판에서나 볼 법한 수단과 방법들로 발전되었다.

선거 전반에 대해 관리하고 진행해야 했던 중선관위원회는 열띤 논쟁과 다양한 주장들로 회의록을 장식했지만 선거의 흐름을 조정하는 데에는 소홀함이 많았다. 양측 선본의 선관위 개입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나돌았고, 선관위원들은 맹목적 비난에 몸을 사려야했다. 개표 연기, 중단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선관위는 개표 후 개표결과를 전학대회로 위임하자는 의견으로 최종 합의를 보았다. 많은 음모론을 낳으며 진행되던 선거는 전학대회가 진행되던 도중 다시 선관위 소집과 의결로 당선 공지를 하게 되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던 한편의 드라마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런 식의 선거에 대한 원인은 ‘소통의 부재’라 할 수 있다. 두 선본간의 소통이 없었고,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동안 학생회를 운영해온 우리도 그간 학우들과의 진정한 소통이 없었고, 그 때문에 발생한 많은 비난 여론을 한 몸에 받아야했다. 결과 적으로 우리 학생회가 5년간 흘린 땀과 노력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지지율 27%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선거를 바라보면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다. 기존 정책과 구분이 안가는 정책을 내놓은 선본이나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내놓은 선본. 왜 이렇게 공약에 충실하지 않았는지 안타깝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침몰시키기 위해 기성정치판을 답습해야했는가에 조심스럽게 분노를 표출해보기도 한다.

이번 선거는 다른 때보다 유난히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씁쓸한 결과에 눈물 흘리는 우리에게는 시대의 변화에 맞는 개혁이라는 과제가 주어졌고, 새롭게 들어서는 전설은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야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학생들은 지켜볼 것이다. 공약들이 얼마나 지켜질 것인지에 대하여 지켜볼 것이고, 또 그 공약들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이행을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변화를 외쳤던 전설이 학생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 것인지는 전설의 노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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