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주요 일간지에서 대학 평가 순위가 속속들이 보도되고 있다. 중앙일보가 1994년부터 대학평가를 하기 시작하면서 조선일보가 뒤따랐고 올해는 경향신문까지 가세했다. 중앙일보가 처음 대학평가를 한다고 했을 땐 다들 코웃음 쳤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들이 서로 상위권에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실태를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니 대학평가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안타까운 악순환을 발견하게 됐다.


첫째로, 언론사들의 대학평가는 냉정히 살펴보면 평가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비즈니스 모델이고 사업영역일 뿐이다. 평가결과 발표 전후로 광고를 게재한 대학들의 움직임도 잦을 뿐만 아니라 언론사와 합동으로 평가하는 기관들도 그 때마다 바뀌고 있다.


둘째로, 대학 구성원들의 의식이다. 경쟁대학에 순위가 뒤처지는 것이 마치 학교가 큰 위기를 맞은 것과 동일시된다. 또한 결과에 너무 신경쓰다보니 평가를 대학의 실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보다 지표 몇 개의 순위를 높여 학교를 홍보하려는 대학이 늘고 있다.

 
셋째로, 언론의 대학평가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대학 순위만 달랑 던져 놓는다. 각 언론사별로 평가의 목표가 자신들의 힘을 발휘하기 위함이 주가 되는 것 같다. 게다가 각 언론사별로 지표가 너무 다르고 대학의 서열화를 통해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위화감 조성은 역기능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뭔가를 지표로 설정하고 수치화하는 작업은 불완전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평가의 궁극적 목표가 대체 무엇인가? 대학들은 1년 내내 언론사 평가에 시달리지만, 이러한 평가가 대학 발전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진정으로 대학들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평가라면 언론사가 아닌 국가의 교육기관에서 공정하게 이루어 져야 할 것이고, 대학들과의 적절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전남대는 순위에 연연하지 말고 ‘알찬교육’이라는 비전에 따라 연구·교육 특성화 등으로 내실을 갖추자. 전남대의 브랜드 가치는 우리 구성원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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