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을 가는 것이 나을가요?, 바로 취업을 하는 것이 나을까요?” 4학년생이 날 찾아와 묻는다. “졸업논문 쓰려고 실험을 하고 있는데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자료 찾고 이런저런 궁리하여 실험하고 결과가 나오니 재미있어요. 취업을 해야겠다고 스펙을 쌓고 있는데 지금은 공부를 좀 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이 되요. 대학원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고.

내가 경험했던 대학원 생활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대학원은 특히 석사과정에서는 기획되어 있는 연구과제에 대하여 계획을 세워 실험하고 결과를 내면서 어떻게 연구 목적에 도달할 것인가에 대해 배운다. 그 과정에서 주제에 대한 참고논문 검색하는 법, 검색한 논문을 나에게 맞게 요리하는 법,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해결방법 등에 대하여 연구실 그룹내에서 공부하고 토론한다. 얻어진 결과로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하거나 국내외 저널에 제출하고 특허도 작성한다. 학회지에 내 이름이 나오고 별쇄본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실험정신이 강한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 과정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대학원은 최첨단 연구 과제를 진행하지만 조금은 느린 사회 시스템이다. 그 최소 구성단위가 연구실 사람들이다. 학생이지만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공동체 일원이 되는 것이다. 다른 연구실과 공동연구를 통하여 유기적으로 업무를 분담하기도 한다. 연구를 통하여 사람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고 사람에 대하여 배운다. 팀워크를 통해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여 성공의 기쁨을 맞보기고 하고 실패에 대해 직․간접 경험을 하기도 한다. 2년의 시간동안 학교 울타리 안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지.

10년의 직장생활을 접고 학교로 돌아온 선배가 이야기를 거든다. 내가 대학원을 간다고 하니 주변에서 모두 ‘독한 사람‘ 이라고 하더라. 나라고 고민이 없었겠냐? 이 길을 선택할 때 대학원에 대하여 잘 모르고, 내가 지금 시작해서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내가 행복하기 위하여 실천해야 할 일을 적다 보니 공부가 필요했다. 지금은 돌아가고 더디게 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만약 네가 1%라도 공부를 더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직장 다니다가 필요하면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진학을 선택하라고 하고 싶다. 공부도 때가 다 있더라. 시험도 끝났으니 차분하게 네 꿈을 글로 적고 다시 읽어봐라. 그리고 선택해라. 선택했다면 최선을 다해라. 지금 한 선택은 또 다른 선택을 위한 디딤돌이 될터이니.

나 또한 선택을 해야겠지. 준비 부족으로 선택조차 할 수 없다면 슬픈일이다. 오늘도 열심히 살자. 마음을 다잡고 실험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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