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오후 9시경 천안함이 백령도 서남방 부군에서 침몰했다. 이로 인해 46명의 승조원이 사망하였다. 사고의 원인으로 어뢰, 기뢰, 피로파괴, 암초 등의 수많은 추측들이 있었지만 결국 북한의 어뢰로 인해 천암함이 침몰되었다고 정부는 공식 발표를 하게 된다. 정부가 공식 발표에 도달하기까지 오래된 망령이 되살아난 것처럼 음습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북한을 언급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이 사건의 결말을 알고 있었던 걸까. 천안함 사건의 발생시점에서부터 정부는 사건의 원인을 다양하게 열어놓아야 했다. 정부는 공기가 희박해지는 천안함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죽은 이유, 진실을 캐내려는 태도를 보여야 했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진실을 마주하려는 자의 태도가 아니었다. 죽은 승조원과 그들의 가족들, 그들과 함께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공중에 사라지고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의 의도, 정부의 목적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광기다. 한국 사회에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 망령, 전쟁에 대한 위협. 정부가 2010년에 다시 불러온 망령.
송하얀(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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