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여수대 통합 5년, 평가와 전망

2006년 3월 옛 여수대학교(이하 여수대)는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이하 여캠)로 새 이름표를 달았다. 여수캠퍼스가 전남대학교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한솥밥을 먹는 백년가약을 맺은 지 올해로 벌서 5년. 통합 5주년을 맞이한 여수캠퍼스의 현황과 발전방향 등을 진단해본다.
/엮은 이


여캠,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해양경찰학과에서는 2009년 제1차 해양경찰공무원 최종합격자 발표 결과 13명 합격이라는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1년에 세 번 치러지는 해경공무원시험은 매년 평균 5.8명의 합격생을 배출해왔다.

이러한 성과는 교수들의 연구와 학생들의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변화가 전적으로 통합의 성과라고 볼 수는 없으나, 지역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에서 나타난 성과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해양경찰학과의 성과뿐만이 아니라 여캠 학생들의 취업률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통합 전 53.4%였던 것에 반해 통합이후 2006년 55%, 2007년 62.9%, 2008년 66.8%로 작년에는 68.2%라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취업률에 교학과의 취업지원팀과 job cafe운영이 큰 몫을 차지한다.

지난해 job cafe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취업능력증진프로그램에 총 2,476명이 참가했으며 yes! 취업집중프로그램에는 3,255명이 참가해 취업에 대한 여캠 학생들의 열의가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job cafe의 프로그램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많은 도움을 주어 취업률을 높이는 촉매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광캠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프로그램 범위가 넓어졌다.

특히 국제교류 프로그램에서 교환학생, 언어연수, 해외봉사활동 등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게 되어 여캠 학생들이 여수대 때와는 다른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취업률이 올라가면서 여캠 학생들의 학구열도 높아져 간다.

도서관의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도서관 확장의 필요가 제기되어 기존 2층에 해당했던 도서관을 4층으로 확대했다.

3층에는 3개의 스터디 룸을 4층에는 각 자료실마다 열람테이블을 배치해 학생들의 학구열에 상응하는 편의를 제공해 주었다.


이에 따라 대학 등록률도 높아졌다.

통합 전 83.4%였던 대학 등록률이 평균 약 4%식 증가하면서 2009년에는 2명의 미충원에 99.79%의 등록률을 보였다.

올해 등록률은 99.1%로 낮아졌지만 미충원 없이 52명의 신입생을 더 뽑아 충원수가 넘쳐나는 사례가 발생했다.


해결할 숙제도 많다.

통합 당시 화학적 통합이라는 목표아래 중복학과를 통합하거나 변경해 여수대 자연과학대 6개학과를 공과대와 인문사회계열로 배치해 4개 단과대 38개 학과에서 건축·행정·유아교육과를 제외한 3개 단과대 35개 학과로 배치했다.

통합과정에서 광주캠퍼스와 과가 중복되어 영어영문학과가 영어학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1:1통합이라 알려진 상황 속에서 중복된 과라는 이유로 여캠에서만 명칭과 교육목적이 변경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2004년 국제학부에 입학해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문인성 군(영어․4)은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후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영문 문학에 관심이 많아 영어영문학과를 지원했다”며 “복학하고 와보니 과명칭은 달라져있고 교육목적은 변경됐으나 학습하는 내용은 전과 같았다”고 말했다.


신설된 과에서도 통합으로 인한 불편을 피할 순 없었다.

통합과 동시에 여캠에 특수교육학부 유아교육과는 광캠의 유아교육과와 중복되어 폐과되고 중등특수교육과(이하 중특과)가 신설되었다.

특수교육학부의 중특과는 광캠의 사범대에 속해 있는 학과의 교과목을 일정시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여캠에서의 수업만으로는 전공을 이수할 수 없다.

따라서 중특과 학생들은 아침에 한번, 오후에 한번 운행하는 통학버스로 고속도로에서 왕복 4시간씩을 소비하며 수업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의 특별한 지원은 없으며 교차수강학생의 우선탑승만이 허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허리나 양(특교․2)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광주로 통학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하고 있다”며 “학교 측에서 통학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해결 방안이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또한 행정적인 전산처리의 문제는 없으나 학교에서 행해지는 학생지원차원의 문제가 불거진다.

국제교류나 장학금과 같은 학생지원적인 부분이 대체적으로 광캠에서 다뤄지고 있어 서류제출을 할 시 여캠 학생들은 어느 곳에 해야 하는지 헤메기 십상이다.

작년부터 학생들의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오리엔테이션이나 설명회를 여수캠퍼스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특히 국제교류와 같은 프로그램을 참여할 때 신청학생은 면접을 보기위해 광캠까지 찾아가야 하는 수고를 겪어야 한다.

올해 3월부터 양 캠퍼스 사이에 구축된 쌍방향 화상시스템을 이용하여 광주캠퍼스에서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이나 다양한 목적의 설명회, 특히 채용설명회, 채용면접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면접에서 활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겨울방학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하늘 양(해기․2)은 “프로그램 참여 하기 위해 공강시간을 이용해 방문하는 광캠 학생들과 달리 여캠 학생들은 많은 수고를 해야 한다”며 “여캠에도 학생들을 위한 대체 부서가 따로 있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매년 많은 학생들이 전과하고 있는 현 상황도 문제이다.

통합 이후 첫 해의 전과한 학생의 수가 17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증가함에 작년에는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여캠에서 광캠으로 전과했다.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상위 10%의 친구들은 전과를 시도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가고 있다.

애초 입학 목적이 광캠으로의 전과인 학생들도 태반이다.

따라서 여캠에서는 우수한 학생 유치와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해 왔으나 전과를 원하는 학생들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2012년 여수해양엑스포를 대비하여 신입생들의 영어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생성된 글로벌인재양성프로그램과 같이 신입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도 인재들이 광캠으로 유출되는 상황에 허탈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수캠퍼스 교학부처장은 “전과를 실패한 학생들이 재차 기회를 갖기 위해 휴학을 하는 문제나 남은 학생들의 사기 저하, 교수님들의 상대적인 박탈감 등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고 답했다.

덧붙여 “입학정원이 적은 학부(학과)의 경우 학사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가 있어 모집단위간 이동(전과) 기준의 지침 변경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수차례 협의를 거쳐 지침을 개정하였다”며 “기존 전입기준은 해당 학년 입학정원의 10% 이내에서 전과 허가로 제한이 없었던데 반해 올해부터는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20% 이상 범위 내 학과(부)에서 전과가 허가된다”고 말했다.


통합, 지금부터다.

여캠에서는 통합으로 인해 많은 변화와 발전이 함께 이루어 졌다.

그러나 당초 목표했던 것보다 발전은 미미한 수준이다. 2

008년 전국의 9개 통폐합 국․공립대 평가 결과 전남대는 100점 만점에 67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수캠퍼스가 자체적인 구조조정은 잘했지만, 광주 캠퍼스와의 시너지 효과나 특성화 전략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여캠에서는 통합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이 흡수통합을 하였기 때문에 아직 전남대에 속해 있다는 의식 보다는 개별의 캠퍼스라고 여기는 분위기이다.

때문에 ‘우물 안 개구리’처럼 여수대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맴도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통합성과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현재 캠퍼스 내부의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직면해야한다.

캠퍼스 특성화 전략 없이 고초를 겪고 있는 학과들은 이전의 실패감과 좌절감을 과감하게 버리고 과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또한 학생지원적인 문제도 광캠에 소속되어 있다는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학생들의 역량 증진을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의 대안 강구가 시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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