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과 함께 대학의 선거철이 찾아왔다. 학내의 거리거리마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종 학생단체의 후보자를 알리는 알림막이 가을바람에 펄렁거린다. 또 바쁜 걸음으로 강의실을 찾아가는 학생들을 향하여 후보자의 이름과 선거번호를 알리려는 후보자들의 외침이 공허하게 들려온다. 그렇기 때문일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후보자만큼 선거에 대한 간절함도 관심도 없어 보인다. 책상에 외롭게 앉아 투표권자를 기다리는 선거인단의 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대학의 선거는 일반 대중의 선거와는 달라야 한다. 대학의 선거는 대학문화를 창출해 내는데 중요한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새로 선출된 각종 학생 단체의 장은 리더십을 발휘하여 새로운 대학문화를 구축하기도 한다. 그 문화 속으로 선거에 참여한 학생이나 참여하지 않은 학생이나 모두가 몰입되어 생활한다. 그러나 선거권을 행사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생활태도는 엄연히 다르다. 적극적인 생활과 소극적으로 이끌려가는 생활, 참여자로서의 역할과 방관자로서의 역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와 현실에 안주하려는 태도 등에서 차이가 난다.
대학생활은 지금까지 학교나 부모로부터 보호받던 소극적인 삶에서 주관적인 삶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학문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자신과 자신의 환경을 주관적 관점에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시도해 보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활동인 선거에 직접 참여하여 우리의 이상적인 민주 사회를 꿈꿔 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대학생활을 통하여 배운 지식이나 기능은 앞으로 살아갈 사회생활의 든든한 기초가 된다.
현재 이뤄지는 대학의 선거 문화는 선배로부터 물려받은 것일 수도 있고 사회의 선거 풍토를 보고 잠재적으로 학습된 것일 수도 있다. 남녀 차별주의, 학교에 대한 무관심, 참여의식의 부족, 이기주의적 사고, 지향점을 잃은 사회현상에서 습득된 생활양식이 그 원인인지도 모른다. 대학생활을 통하여 습득되는 여러 가지 의식의 변화가 진취적 기상을 창출해 내고, 제도적인 모순을 발견하여 해소하는 능력으로 승화될 것이다. 대학선거는 개인적인 측면에서 주관적 의지에 의한 삶, 긍정적인 문제의식을 키워줌으로써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 줄 것이다. 따라서 대학의 선거 문화는 투표권자인 학생의 의식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그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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