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수강신청 기간 중 모 학부의 A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개설한 강의를 강제로 듣게 해 학생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켰다. 학생들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인 태도를 보인 교수의 행동은 명백히 학생들의 수업선택 자율권 및 학습권을 침해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일부 학생들이 이러한 사실을 겪고도 별다른 대처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해당 학과 간부들은 교수의 학습권 침해에 대한 코멘트를 전해 듣고도 인용문을 취하거나 몇 마디 거르지 않고 본인들 명의 그대로 해당학부 홈페이지에 글을 써서 올렸다. 이와 같은 행동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렇게 하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지 못한 리더로서의 자질을 실추한 행동이었다.
흔히 요즘 젊은 세대들에 대해 보보스 주의를 따르는 세대라고 한다. 보보스란 부르주아의 물질적 실리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는 미국의 새로운 상류계급을 가리키는 용어로,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합성어이다. 젊은 세대들은 보보스의 대표적인 특징인 정보에 강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소비 감각이 있으며 자유롭게 사고하고 엉뚱하고 기발하다는데 있어서 흡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유행에 개의치 않으며 일을 즐기고 여유가 있으며 적극적이고 돈이 많더라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는 거의 일치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20대가 오히려 보수화가 된 것은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88만원 세대’, ‘인턴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제 몸값 높이기에 몰두한 나머지 20대가 보수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보수는 일반적으로 기존질서·도덕성·자유시장 등을 강조한다. 모 학부 교수의 학습권 침해에 대한 논란에도 이를 가볍게 여기는 것을 보수화라고 볼 수 있을까.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들의 부정의에 대해 분노하는 마음이 없는 것. 이걸 단순히 정치적으로 보수화됐다고 규정짓기는 어렵다. 20대를 가리키는 용어로썬 보보스보다는 만화 주인공 보거스라고 부르는 게 좋을 법하다. 자유자재로 몸을 늘렸다 줄였다 하는 행위, 거울 속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 이러한 행동이 자유분방, 현실 탈출, 나르시즘적인 미니홈피 세대, 20대를 정확히 지칭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보거스는 실존하지 않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동물이다. 20대가 이도 저도 아닌 보거스 같이 되어가고만 있는 이 현실에 무슨 답변을 해야 하나? 대학생들이 점차 보수화가 되간다고? 아니, 생각이 없거나 무관심하다. 보보스 주의라고? 보거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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