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 한 유명 연예인이 자살을 했다. 또 지난 25일에는 경찰관이 권총으로 자살했으며 그 전날은 학원비 때문에 어린 초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젊은 남녀는 자살카페를 통해 만나 함께 삶을 마감하는 등 올해 9월만 해도 많은 이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있다.
  지난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 수는 1만2천1백74명으로 집계됐다. 10만명 당 자살 사망자 수는 24명,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4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에서 암-뇌혈관-심장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하고, 한 해 전에 비해서 11.6%가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자살률은 전체 OECD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무엇이 그들을 자살로 내몬 것일까? 청소년들의 자살은 성적, 진로, 시험, 가정환경, 학교생활, 대인 관계, 학교 폭력 등이 원인이다.
  또 중·장년층의 자살은 직장, 생활고 등 경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1991년, 1995년, 1999년 등은 자살률이 감소했지만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1992년, 2001년, 2003년 등의 기간에는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리고 60세 이상 노년층 자살자중 70% 이상은 가정과 사회의 ‘소외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우리나라는 9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과 자살예방협회를 설치했고 보건복지부에서는 청소년 자살 예방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자살 예방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자살대책백서를 통해 예방에 힘쓰고 있고, 북유럽국가들 또한 사후 정밀조사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예방에 나서 자살률을 크게 떨어뜨렸다. 우리 나라도 이러한 캠페인성의 방지 보다 원인을 분석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 내야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살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다. 누군가의 자살 소식을 접할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 정도도 못 버티고 죽다니’‘죽을 용기 있으면 살아야지 그걸 못하나’하고 수백 번 망설이고 고민한 끝에 어렵게 죽음을 선택한 이들을 또다시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는가? 자살의 원인을 개인의 나약함, 의지박약으로 몰아세우는 지금의 현실에서 어떠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구호를 외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머뭇거리며 서성거리는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을 자살 1위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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