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생활관(구 기숙사)이 2003년도 신입사생 모집에 들어 갔다.
4인실 1.2.3.4.5동 1,280명과 2인실 6.7동 472명으로 총 1,752명을 선발한다. 올해 1학기 기숙사생 모집도 신입생 50%, 재학생 40%, 대학원생 10%로 신학기에는 신입생들이 대거 들어오므로 사생모집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980년에 준공돼 올해로 24년째에 접어든 생활관도 사생 모집에 있어 예전과 같지 않은 지원율 하락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7동 이룰학사의 개관으로 그러한 현상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2년간 생활관측 통계자료에서도 이같은 사실은 확인되고 있다. 현재 2002학기 동계 개사에서는 1, 2, 3동은 운영하지 않고 남자동인 4동과 여자동 5동 그리고 2인실인 6, 7동만을 개사 하였으나 여기에서도 인원이 차지 않은 곳이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생활관의 지원율 감소 원인은 무엇이며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지원율 감소는 일단 7동 개사로 인한 수용인원 증가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7동 수용인원은 남 144명 여118명으로 총260여명. 여기에는 전남대 고시원 인원 및 외국인 학생등을 고려 했을 때 전체 사생측면에서 200여명 정도의 분산효과를 나타내고 있을 뿐 실제로는 지원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가장 큰 요인은 생활관 시설의 노후화와 최근 몇년간 생활관비의 대폭인상을 들 수 있다. 반면 학교 주변에는 고시원 및 원룸등 기타 주거상가들이 활발히 들어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활관의 상대적인 가격경쟁력 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 것이다.

생활관은 80년 1동을 개관한 이례로 2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따라 4인실은 자유분방한 요즘 신세대 학우들에게는 좁고 불편하기만하다. 각 실의 내부 시설은 낡고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동으로 사용하는 샤워장, 화장실, 세면장 등의 노후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대학 주변에 새로 신축한 고시원이나 원룸 및 기타 주거 시설에 비해서 시설 및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측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은 낙후되면서도 최근 2001년 9.6%인상, 2002년 5.4% 인상등 생활관비는 대폭적으로 인상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생활관이 저렴하기는 하지만 개인생활을 위해서 얼마 더 기꺼이 투자하여 자유롭고 편안한 생활을 유지하려는 학생이 늘고 있다. 하루 세끼를 다 먹지 않거나 식사를 따로 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기숙사보다 혼자 쓰는 주거용 상가 건물이 경제적이라고 한다.

지원율 감소는 비단 생활관 자체의 요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생활여건이 향상되고 의식도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도 지원자 감소의 원인이다. 우선 개인주의화되고 혼자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여럿이 함께 한방과 한 건물을 쓰며 살아가는 공동생활은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공동생활을 위해 개인의 자유로운 사생활을 규제하는 것은 이에 익숙하지 않는 학우들에게 생활관보다 원룸이나 고시원이나 원룸을 선택케 하는 이유이다.

또한 생활여건과 경제력 향상은 굳이 생활관이 아니어도 주변에 다른 많은 주거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입맛이 까다로운 이들은 일률적인 식단에 염증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아르바이트나 공부를 위해서 개인 주거 시설을 찾는 학생들도 많다.

예전 기숙사 초창기에는 기숙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게 고학번 선배들의 얘기다. 생활관 지원자 감소는 결국 기숙사의 면학 분위기 조성에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임에 틀림없다. 나아가 대학 전체의 면학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왜냐하면 대략 2,000명을 뽑는 기숙사에 2:1의 경쟁률만 나타내도 그것은 4,000명의 학우와 관계되는 일이 되고 이는 평소 전남대 재학생이 대략 1만 5,000명 정도 되는 실정을 고려할 때 우리 대학 재학생수의 약 30%와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지금은 공부를 하겠다고 맘 먹은 사생들이 오히려 생활관의 분위기를 피해서 생활관을 나오고 있다고 한다. 공부는 학교 도서관이나 단대 정독실에서 하고 생활은 고시원이나 원룸으로 한다는 것이다.

사생수 감소는 이와함께 생활관비의 인상 및 공동의 식비로 운영되는 기숙사 식단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생활관은 단체로 난방이나 식사가 이루어기 때문에 사생수가 많을수록 관리비의 인하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양질의 식사를 위한 식단 재료 구입비 및 운영비측면에서도 1인당의 최저 비용으로 최고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생의 수가 일정수준은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생들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식권제"도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

대학당국과 생활관은 이제 생활관생 유치와 생활관의 경쟁력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노후시설의 교체 및 1~5동 건물들 전반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 과거의 ’양’에서 ’질’의 평가 및 운영기준 전환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의 모색은 생활관 관계자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각 건물의 리모델링 작업이나 노후 시설 교체 및 복지시설 설치는 대학 당국에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행할 수 없는 작업들이기 때문이다.

대학 당국의 생활관에 대한 인식확대와 지원 그리고 생활관 관계자들의 작은 것 하나 하나에 변화의 노력과 사생들을 먼저 생각하는 입장이 반영되어 갈 때 생활관의 경쟁력 증가는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생활관의 경쟁력 회복과 학교 경쟁력 및 이미지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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