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BTL 생활관에는 전체 입주 가능 인원의 75% 정도가 입주해 있다. 당초 민간업자와의 계약에 따라 대학은 정원 미달로 인한 손실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생활관 신축으로 인한 대학의 재정부담은 미충원에 따른 손실보전분보다 훨씬 더 크다. 기존 생활관에 학생을 전혀 수용하지 못함에 따른 기회비용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학생 생활관 운영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대학의 재정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BTL 생활관 신축에 따른 미충원 문제는 예측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관 신축을 결정할 때, 미충원 해소 방안이나 기존 생활관 시설의 효율적 이용계획을 마련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이는 미래에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고려 없이 생활관 신축이 결정되고 집행되었음을 말해준다.
  정책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미래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책을 결정할 때는 전문가에게 세밀한 분석을 의뢰하고, 구성원들의 일반적 의견을 수렴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정책효과를 점검해야 한다. BTL 생활관 신축만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여러 정책결정에서 이런 과정이 충분했었는지 자문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 대학은 앞으로도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그 중에는 대학의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정책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정책일수록 결정과정이 민주적이고 공개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예측의 불완전성이나 주변 환경의 변화로 원하는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의사결정을 후회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발생한 문제점들을 발전적으로 해결하는 일이라고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투명하고 신중하게 대학정책을 결정하고, 나아가서 생활관만이 아니라 대학 내 여러 문제들을 점검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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