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어학강좌 수수료의 정확한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일단은 매년 8백만~4천만원 정도로 추산할 수 밖에 없다. 총학과 강사들 사이에서도 1인당 1천원에서 5천원까지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총학생회와 강사들은 과연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만약 숨기는 것이 있다면 무엇을 왜 숨기는 것일까. 어학강좌수수료 수입의 정확한 규모를 헤아리는 과정에서 똬리를 트는 의혹들이다.

기자는 취재과정에서 강사들이 총학생회에 주는 수수료가 수강생 1명당 5천원이라는 사실을 K씨 등 전·현직 강사 3명을 통해서 확인했다. 그러나, 취재가 들어간 후 총학생회는 이 사실을 부인했으며, 강사들은 말을 다시 뒤집어 1천원이라고 번복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5천원이라고 했다가 취재가 상당부분 진척되자 갑자기 1천원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현직 강사 A씨가 기자와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는 5천원이었는데, 어제 총학생회에서 연락이 와 올해부터는 1천원으로 한다고 하더라"고 말한 점이다. 이 때는 기자가 총학생회측과 다른 강사들을 취재하고 있던 시점이다.

강사들은 수수료가 수년 전에는 1만원에서 5천원 정도였다는 것을 지금도 확인해주고 있다. 다만, 총학생회에서는 이를 입증해 줄 사람도 자료도 없다. 무슨 이유인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명하려 드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강사 D씨에 따르면 어학강좌는 처음 시작된 80년대 초반께는 단과대학에서 주최했고, 수강료는 수천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후 수강료가 올라가면서 어학강좌의 주최도 총학생회로 바뀌었다. 수수료 액수 또한 변동이 잦아서 강사들도 연도별로 정확한 액수는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지난해 수수료를 5천원 냈다고 했다가 며칠만에 1천원 냈다고 말을 바꿀 정도로 기억력이 나쁘지는 않을 터. 기자의 머리로는 풀지 못한 이 수수께끼를 공개하니 지혜를 나눴으면 한다.


<총학생회 어학강좌 수수료 관련 주요 취재 일지>;

’03. 1. 8 15:00
전남대학교에서 어학강좌를 했던 전직 강사 A씨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강사가 총학생회에 주는 수수료가 수강료 3만 5천원 가운데 5천원이었다는 사실을 확인.

’03. 1. 8 16:00
현재 전남대학교 어학강좌의 강사를 하고 있는 B씨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현재 총학생회에 주고 있는 수수료가 5천원임을 확인.

’03. 1. 8 17:00
기자가 총학생회 사무국장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자, 사무국장이 모르는 사실이라며 9일 15:00에 ’02년도 사무국장과 같이 만나기를 제안하고, 기사게제를 미루어 줄 것을 요구. 기자는 이 제안을 받아들임.

’03. 1. 9 15:30
기자, ’02년도 총학생회 사무국장, ’03년도 총학생회 사무국장이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만남. ’02년도 사무국장은 총학생회가 받은 수수료가 수 년전부터 1천원이었고, 연간 수강인원이 약8,000명이므로 약 800만원의 돈을 연중 여러 차례 나누어 받았다고 말함. 이 돈은 부족한 총학생회 예산에 보태서 쓰고, 각종 행사시에 사용했다고 말함. ’03년도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원할 경우 앞으로 투명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함.

’03. 1. 9 17:26
현재 전남대학교 어학강좌의 강사를 하고 있는 C씨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현재 총학생회가 받고 있는 수수료가 5천원임을 확인. ’00년도 이전에는 수강료 4만5천원 가운데 1만원을, 수강료가 3만5천원으로 내린 이후로는 5천원의 수수료를 총학생회에 지불했으며, 1월8일 총학생회로부터 수수료를 1천원으로 인하겠다고 통보받았다고 말함.

’03. 1. 9. 17:35
총학생회 ’02, ’03년도 사무국장에게 이같은 사실을 말하자, ’02년도 사무국장은 ’02년도에는 1천원이었다고 주장하고 ’02년도 이전의 사항은 모르겠다고 말함. 현직 사무국장은 모르는 사실이라고 주장.

’03. 1. 9. 18:29
총학생회 사무국장이 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확실한 사실확인을 위해 네 명의 강사와 ’02, ’03년도 사무국장과 기자가 다같이 모여서 얘기할 것을 제안하고 기사 게제는 그 이후에 하기를 요구함. 기자는 현 사무국장에게, 강사들에게 사실 확인을 한 뒤 다시 전화하라고 말함.

’03. 1. 9 19:30
총학생회 사무국장이 기자에게 전화해서, E강사와 F강사가 수수료를 1천원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네 명의 강사와 ’02, ’03년도 사무국장과 기자가 다같이 13일 월요일에 만날 것을 제안하고 기사 게재는 그 이후에 하기를 요구함. 기자가 이를 받아들임.

’03. 1. 13 20:30
총 네 명의 강사 가운데 두 명의 강사와 ’03년도 사무국장과 기자가 만남. 나머지 두 명의 강사와 ’02년도 사무국장은 불참함. 두 명의 강사는 ’01년도와 02년도에 총학생회에 3만5천원 가운데 1천원을 수수료로 주었다고 말함. 수수료가 5천원 혹은 1만원이던 것은 수 년 전 일이라고 말함. 현 사무국장은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강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 전 사무국장으로부터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잘 알 수 없다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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