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생이 되려면 꼭 해야하는 절차의 하나가 입사신청이다. 지난 22일이 2003학년도 재학생 생활관 입사신청 마감일이었다.
입사신청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명시된 서류는 다음과 같다.
가. 입주지원서(사진1매 부착)
나. 주민등록등본 1부
다. 본인 신분증 사본 1부
라. 신검필증 또는 건강진단서 1부
위의 네 가지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고 한다.

나는 생활관 입사신청을 위해서 오후에는 학교 보건소에 가서 피도 뽑고 검사도 했다. 2학생회관에서 후문쪽으로 열심히 걸어서 북구청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뽑았다.
후문에서 다시 기숙사까지 걸어와서 신분증을 복사하고 출력해둔 입주지원서에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내가 기숙사 입사신청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왔다 갔다 한 시간까지 포함하면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반 나절이었다.

물론 ’모두가 함께 사는 생활관’이기 때문에 그런 자료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답답하다’라고 생각한 점은 왜 이런 아날로그식 서류 제출을 하면서까지 꼭 인터넷 접수를 해야하느냐는 것이다.

인터넷접수를 받는다는 것은 내가 작년 또는 재작년에 제출했던 자료가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절차없이 인터넷 접수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2003년 나의 생활관 입사신청은 십년 전의 내 선배들이 제출해야했던 갖가지 증명서류에다 ’인터넷을 통한 신청’ 이라는 번거로운 절차만을 더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데이터베이스화가 되었다면 이렇게 재학생들은 번거롭게 하지 않을 일을...

작년 기숙사를 신청할 때 제출했던 똑같은 자료를, 똑같은 수순에 따라서 또 준비하고 제출하는 나를 보면서 이번 기숙사 입사 지원이야 말로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행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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