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학위논문을 진행하고 있을 때 사회심리학자인 대니얼 길버트의 책을 보았다. 매력적인 제목에 관심이 갔지만 읽을 수 없는 현실을 불평하며 논문이 끝나면 이 책도 읽고 다른 책도 읽으며 매우 행복해지리라 다짐했다. 아마 여러분들도 지금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대신 영어공부를 하고, 시원한 맥주 한 잔을 포기하고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리며 스스로 생각할 것이다. ‘이 기간이 지나고 취업을 하면 더 행복해질 것이고, ‘미래의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 ‘현재의 나’에게 칭찬과 존경을 표할 것’이라는 상상을 할 것이다. 과연 그런가? 나의 경우를 되돌아보면 학위논문이 끝나고 원했던 책을 읽은 지금이 그때 상상했던 만큼 행복한가? 윽! No. 불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때는 예측하지 못했던 불행의 요소들이 많이 있다.
  ‘우리의 행복은 왜 항상 예측을 벗어나는 걸까?’라는 물음에 우리들의 지각적 왜곡, 인지적 왜곡의 심리학적 실험들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좁고 긴 다리에서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매력 있는 여성이 설문조사를 하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첫 번째 집단의 남성들은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설문을 했으며 두 번째 집단의 남성들은 다리를 건너와서 설문했다. 이 때 두 집단의 남성들 중 그 매력 있는 여성에게 전화를 더 많이 건 집단은? 다리 위에서 설문을 했던 남성들은 자신의 생리적 흥분(흔들리는 다리 위에서의 느낌을 상상해보라!)을 그 여성의 성적매력 때문으로 생각했다. 다양한 실험들을 통한 인간의 불완전성을 통해 우리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미래에는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이번 시험만 끝나면 여러분은 정말 행복해서 날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행복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요건들이 충족되는 것(A+ 5개 맞고, 연봉이 높은 직장을 갖고)보다는 주관적인 경험을 통해 즐거움(공부하고 늦게 집에 갈 때의 뿌듯함, 친구와 공부하며 친해지는 것)을 최대화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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