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5월’=‘문화의 달’되려나?

  푸른 5월은 축제와 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다. 특히 5월은 대학축제가 열리는 기간으로 경북대, 고려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인하대, 홍익대 등 대부분의 대학들이 이미 흥겨운 대학축제를 마쳤다. 그러나 우리 대학만은 5·18민중항쟁의 근원지인 광주에서 5월에는 축제를 열 수 없다고 판단해 9월에 축제를 열고 있다.

▲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끝이 안보이게 늘어선 대기 인파.

  이에 많은 대학들이 대학축제를 여는 동안 우리 대학은 5·18민중항쟁을 기리고 민주화 정신을 되새기는 행사와 개교 56주년 기념을 맞이해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열었다. 그 행사로 헌혈 행사,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 ‘5·18과 선진화시대의 사회운동’ 학술대회, ‘학생 음악회’, ‘오월 문화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 등이 있었다. 특히 ‘5월 문화제’의 경우 ‘박승희 열사 추모’와 ‘5·18 희생자 추모’를 하나의 정신으로 묶어 문화제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해 신선함이 돋보인 행사다. 또한 자전거 순례나 콘서트 등을 통해 학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오월 문화제’를 담당한 총학생회 문의영 문화국장은 “5월 콘서트, 5·18정신계승 자전거순례, 승희 문화 한마당으로 기획한 이번 ‘오월 문화제’는 5월의 정신과 현대적인 문제점을 함께 안아 문화제 안에서 대중적으로 이끌어 보고자 개최했다”며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함께 참여하는 등 뜻 깊은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 5·18행사 기획과 맞물려 다소 일정이 늦어지고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아 조금 미흡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 오월문화제 중 오월콘서트 공연 모습.

  한편 지난 29일, 개교 56주년 기념으로 열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은 학생들의 많은 인기 속에 열려 다른 5·18 관련 행사들보다 큰 관심을 보여 유명 공연에 치우치는 성향을 보였다. 조은별 양(인류·4)은 “학내에서 5·18행사를 매년 다양하게 하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우리들에게 아픈 역사가 기억되어야 한다”며 “관심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그치는 그러한 행사들이 아닌 영화제나 콘서트 같은 다양한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오는 행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시에서 개최한 5·18 행사도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특히 촛불 문화제 행사와 함께 진행되어 시민들의 민주화 정신을 한데 모았다. 17일에는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5월의 희망으로 세상을 보라’는 주제로 전야제를 열었다. 이어 24일에는 5·18청소년문화제 ‘레드 페스타(RED FESTA)’는 금남로 일대에서 청소년의 인권행사, 5월의 감성 프로젝트, 5·18 퍼포먼스, 레드 락 페스티벌 등이 열렸다. 다른 때와는 달리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했다는 점을 통해 시민들의 감성을 자극했으며 적극적인 참여로 이끌었다. 그 밖의 서울, 부산, 대구, 전주 등 전국 에서도 5·18민중항쟁을 기념하는 사진전과 문화제가 펼쳐져 더 이상 광주만의 5월이 아니었다.
▲ 개교 56주년 기념 공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중 한 장면.

  특히 올해는 시민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대거 마련됐다. 가장 대표적인 ‘5·18 역사기행’은 ‘5월 유적지’를 찾아 떠나는 체험형 행사로 옛 전남도청을 출발, 영화 ‘화려한 휴가’ 세트장, 상무대 영창, 망월동 묘역을 둘러 볼 수 있도록 했다. 17일 전야제를 마치고 이튿날까지 옛 전남도청에서는 참가자들이 밤을 지새우며 ‘그날’을 느껴보는 ‘도청 하룻밤 체험’이 마련됐고, 체험하고자 한 신청자도 많아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 이는 그 동안의 참여유도가 부족했던 행사들의 폐해를 해소시켰다.
  이렇듯 지금까지와는 달리 올해 5월에 열린 행사들은 다양한 계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문화·예술 성격을 띠었다는 데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5월은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광주 지역 전체가 함께하고 진정한 의미를 가진 행사들이 열리는 새로운 ‘문화의 달’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먹고 노는 축제가 아닌, 5·18민중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정신을 나누는 ‘문화의 달’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5·18민중항쟁 기념일을 중심으로 펼쳐질 많은 문화 행사들이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와 민주정신으로 발전해 나아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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