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전남대학교와 여수대학교가 통합 된지 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과의 구조 개편이 있었다. 여수캠퍼스의 모바일소프트웨어학과가 그 중 하나이다. 작년에 멀티미디어 학과와의 통합이 결정되어 올해 멀티미디어학과로 출범하였다. 모바일소프트웨어학과는 사실상 학과 이름이 없어졌으며 신입생은 멀티미디어학과에서 관리하고 있다. 3,4학년으로 구성된 모바일소프트웨어학과의 마지막 MT, 1박 2일의 그 특별한 현장으로 가보자.

  4월 4일 금요일 아침 9시 터미널 팀, 시내 팀, 여천 팀 이렇게 3팀으로 나뉘어서 시내버스를 타고 장등해수욕장으로 출발했다. 신입생이 없어서인지 여느 MT에서 볼 수 있는 왁자지껄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팀별로 서로 다른 장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몇 십분 간격으로 MT 장소에 도착했다. 숙소 앞으로는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길가에 듬성듬성 핀 벚꽃이 지금이 4월임을 알려주었다. 간단한 점식 식사를 마치고 조별 게임이 이어졌다. 숙소 앞에서 빼빼로 짧게 먹기, 신문에서 단어 찾아내기 게임을 했다. 그 후 해변에서는 이어달리기, 미니 축구 게임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제법 나이가 있는 예비역들이었고 한참 선배님 소리를 듣고 다닐 여학생들이었지만 신입생들처럼 열심히 뛰었다. 저녁 식사 메뉴는 MT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삼겹살이었다. 육즙이 풍성했던 삼겹살만큼이나 군침 도는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삼겹살 한 접시가 다 비워질 무렵 교수님과 조교수님이 도착했다. 갖춰지지 못한 반쪽짜리 MT였기에 교수님의 방문은 더 큰 힘이 되어주었다. 기다리던(?) 음주가무의 시간이 돌아왔다. 핸드폰 속의 시계는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왕게임’ 이었다. 25명의 학우들은 각자 나무젓가락을 나누어 가지고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벌칙의 수위만 조절 된다면 친목을 다지는 데에 이만한 게임이 없는 것 같다. 항상 그렇듯이 술자리가 중반을 넘어서자 대화 나눌 상대를 찾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마지막 MT의 깊은 밤이 흘러갔다. 다음날 아침 다들 까치집 머리를 한 채로 제법 그럴싸한 인스턴트 북어국과 육개장에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자주 보는 얼굴들이라서 그런지 이제는 한 가족 같았다. 오전 11시 까지 방을 비워주어야 했기에 다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빼먹지 말아야 할 단체사진을 찍었다.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송상근 군(모바일소프트웨어·3)은 마지막 MT에 대한 소감에 대하여 “마지막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학우들의 참여도가 높아서 잘 진행되었던 것 같다”라며 즐거웠지만 아쉬움도 많다고 전했다. 학과가 없어진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학과 통합 당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학과 통합 과정에 참여했던 분들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학생회장의 역할을 맡고 있어서 그런지 학과일로 인한 마음고생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서은성 양(모바일소프트웨어·4)은 “재미있었다, 친한 사람끼리 가서 더욱 재미있었다”며 즐거웠던 MT로 기억했다. 하현철 군(모바일소프트웨어·4)은 “빈곤한 MT였기에 결속력이 더 강해지고 친밀해졌다”라며 마지막 MT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말했다.

  학과의 이름은 없어졌지만 전공의 지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유지되어왔던 학과 LAB실의 명맥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어찌 거부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의 반갑지 않은 변화를 내일의 기회로 만들 줄 아는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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