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항쟁이 우리에게 남기는 의미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통일지향, 탄압에 대한 저항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의미는 ‘국가와 국민, 국가와 시민과의 관계에서 국가는 과연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에 있다. ‘국가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국가는 단 한사람의 죽음이라도 국가공권력인 군경 때문에 죽었다면 문제 삼아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이것을 지키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폭력의 악순환이 있었는데 이것을 해결하는 주체는 제주도민 개인이 아니라 당시 신생국가였던 대한민국이나 미국이었어야 한다. 4·3항쟁을 통해 청소년이나 청년들에게는 인권, 그리고 ‘국가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참여정부시절 4·3항쟁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식사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시절 ‘4·3위원회 폐지방침’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정부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우리가 다 기본으로 알고 있듯이 과거사청산은 문제를 제기해 책임을 묻고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규명, 명예회복, 정의구현’을 기본으로 한다. 원칙적으로는 광주가 그랬듯이 가해자 처벌까지 요구해야 하지만 진실규명을 통해 명예회복을 하고 한 맺힌 사람들 마음을 풀어주려는 것인데 진실까지 덮어버리자는 것은 안타깝다. 과거 없는 현재가 어디있고 미래가 어디있나. 과거사를 청산하고 미래에 발전을 해나가자는 것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역사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다. 이에 4·3연구소는 연구로써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유족들도 강하게 움직이고 있어 제주도민의 여론이 새 정부에 대해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원만하게 해결되고 있는 것을 원위치 시키면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

4·3항쟁은 제주도민만의 안타깝고 억울한 역사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아픔의 역사로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적인 역사가 아니라 온 나라의 역사로 인식되기 위해 대학생들은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는가.

  이제는 앞선 체험세대와 진상규명 운동세대 이 두 세대의 뒤를 이을 3세대의 시대이다. 어떤 면에서 3세대는 4·3항쟁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여유도 있지만 무관심으로 갈 수도 있다. 이제는 4·3항쟁을 교훈, 기념, 교육의 내용으로 큰 흐름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이와 같은 일에 대해 후세대가 바르게 알고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게 교훈으로 삼아 자기들의 역사로 기념할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
역사의 기억, 역사의 교육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은 학자들이 할 일이지만 지성인인 대학생은 항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지 않으면 광주의 ‘광주민중항쟁’도 나중에 ‘광주사태’로 다시 좁혀져 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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