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열쇠는 영국 출신의 카톨릭 신부가 초기의 중국 선교사로 활동한 과정을 신부로서의 성장과 은퇴까지 포함하여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인 프렌치스 치셤 신부는 어린 아이처럼 맑은 영혼을 가졌고 열정과 의지에 찬 인간이지만, 교단 내에서는 이단과 정통의 경계인이었다. 그는 권위를 가진 신부이기 이전에 순수한 인간이었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 앞에서 목숨도 돌보지 않고 헌신한다. 그의 순수함에는 고고한 카톨릭 주교의 권위마저도 초라해져 버린다.
  작가 크로닌은 치셤 신부의 순수한 인간미를 돋보이려고 대조적인 삶을 살아가는 치셤 신부의 죽마고우 안셀모 밀리 신부를 등장시켰다. 밀리는 신부로서 성공할만한 전형적인 처신을 하였고 또 바라던 대로 신부로서 성공을 했다. 그는 뚜렷이 비난받을만한 행위를 하거나 남에게 현실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끊임없이 주위에 괴로움을 뿌리고 다닌다. 밀리 신부는 꼭 성직자로서가 아니더라도 지위와 명예를 누리는 성공한 사람의 표본이다. 우리 모두는 마음속으로 치셤 신부를 동경하지만 실제로는 밀리 신부처럼 행동하기 일쑤다.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에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면서 부끄러움 속에서 ‘한 순간을 살더라도 치셤 신부처럼 살아야지’하는 다짐을 하게 된다.
  나는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너 번을 읽고 나서도, 가슴이 죄는 짜릿함과 눈물이 솟으려는 충동을 느꼈다. 학생들이 꼭 읽기를 권한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분량이니, 절제심을 기르는 훈련으로서도, 전문서적을 읽는 틈틈이 맛있는 과자 아껴 먹듯이 나누어 읽기를 권한다. 그러면 아마도 드높은 푸른 하늘도 새롭게 보이고, 솔솔 부는 봄바람도 새롭게 느끼면서, 삶의 참 맛을 간접 경험하는 한 학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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