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전남대학교 신문방송사 뉴스포털 Cong이 최근 개최한 '내가 본 전남대, 광주 이야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글쓴이는 우리 대학 철학과 3학년 장미미 양으로 장 양은 지난 2007학년도 1학기에 경북대학교에서 한 학기동안 교류학생으로 수학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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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경험은 언제나 추억 속에 고이 자리 잡고 있다.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그 소중한 추억을 꺼내어 다시금 곱씹어 보려 하니, 그 곳에서의 생활이 아직도 생생해 그리움마저 느껴지는 듯 하다. 나는 작년 봄, 큰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경북대학교로 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교류학생으로 지내왔던 경북대에서의 4개월 남짓의 시간들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낯선 땅에서, 희망의 캠퍼스를 꿈꾸게 되었다.

#.1 꽃의 향연
경북대학교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내가 처음 보았던 것은 아름다운 꽃의 향연이었다. 겨울의 칼바람이 점차 부드럽게 변해가며 캠퍼스는 더욱 더 화려하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꽃은 여기저기서 만연하게 피어났고 캠퍼스는 풍성한 꽃의 향연과 향기로운 꽃내음으로 가득했다. 여기가 학교인지 화원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꽃들이 풍성하게 피어났고 꽃이 피어있는 곳의 주변은 조경이나 조형물, 벤치시설까지 너무나 잘 갖추어져 있어 수업이 끝나고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차 한잔 마시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캠퍼스, 그 자체였다. 꽃이 피어 있는 곳의 주변엔 어김없이 벤치가 있었고, 그 곳엔 봄의 밝은 햇살을 내리쬐며 밝게 웃고 있는 학생들이 있었다.

 문득, 전남대에서의 봄을 떠올려 보았다. 우리학교도 조경시설이 매우 뛰어나긴 하지만 여태껏 꽃을 많이 본적은 없는 것 같았다. 꼭 꽃이 많이 피고 적게 핌을 떠나, 학생들이 자연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많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학교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는 대형 연못인 '용지' 또한 그 연못의 장관이 매우 아름답긴 하지만 그 주변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의 수는 매우 적은 게 사실이었다. 학교 안에 있는 벤치 주변을 살펴보아도 나무만 몇 그루 있거나 건물 옆에 덩그러니 벤치만 있거나 하여 휴식이나 쉼터의 의미 보다는 그냥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앉아 있다 가는 곳의 의미가 강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의 향연과 함께 하는 봄날의 캠퍼스. 우리학교도 자연과 함께 부대끼며 한 템포 쉬어가도 좋을 것만 같았다. 도서관 주변에 꽃을 심고 가꾸어 지친 학생들에게 활력소가 되어주고 향긋한 꽃밭이나 그 주변에 벤치를 많이 만들어 학생들이 그 곳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대학시절의 향기로운 추억을 만들어가도 좋을 것 같았다.

#.2 교수와 학생, '우리'의 관계
경북대는 교수와 학생들의 유대관계가 매우 특별해 보였다. 경상도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내 선입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고, 교수와 학생의 수직적인 관계를 뛰어넘어 학문 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친근한 교류를 나누는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내가 들은 수업의 한 교수님께선 학생들의 이름을 직접 외워서 한 명 한 명 친근하게 불러주셨는데 그로 인해 가족 같이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의 수업이 연출될 수 있었다. 또 다른 교수님께서는 종강 뒤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셔서 한 학기 수업에 대한 총평이나 아쉬웠던 점, 기억에 남았던 점을 다시 회상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시기도 하셨다. 그리고 스승의 날, 한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직접 조금씩 돈을 모아 케잌과 꽃다발을 준비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교수님께 전한 후 '스승의 은혜'를 같이 부르기도 하였고, 숨막히게 무더운 어느 여름날에는 교수님이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들어오셔서 함께 더위를 식히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어떤 교수님께서는 제출한 레포트에 대해 고쳐야 할 점이나 좋았던 점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주시기도 하셨고, 조별 발표가 끝난 조마다 교수님과 함께 식사를 하며 오늘 발표한 문제에 대해 더 심도 있게 토론하기도 하였다. 교수와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고 격식을 따져야 하는 일이라 생각되었었는데, 경북대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었다. 모두 다 강의와 수업을 기반으로 하여 관계를 맺고 있었고 딱딱하고 건조한 수업방식이 아닌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수업을 통해 학점에 의해 맺어지는 계산적인 관계가 아닌 인간적이고 친근한 관계를 표방했다. 우리 학교에서도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가 이와 같이 조금 더 친근하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졌다. 교수와 학생간의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 애정 어린 관심으로 바꿔야 하며,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관계를 강조하기 보단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통해 인간적인 교류를 나눠보는 것도 매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젊은이여, 꿈을 가져라
취업난으로 인한 때 아닌 비상사태로 인해 경북대 역시 도서관은 항상 붐벼있었다. 어느 대학이나 취업난은 큰 고민거리였으며 학생들은 학업과 취업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분주해 있었다. 이에 경북대는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갖가지 제도와 취업 관련 세미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건물 곳곳에는 취업 관련 각종 자료와 세미나 일정이 붙어있었으며 건물 밖에는 대형 현수막을 통해 세미나 홍보를 하는 등 학생들이 눈만 돌리면 얼마든지 여러 정보를 섭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 있었다. 경영학부 같은 경우, 매 주 그 학부를 졸업한 졸업생을 초청하여 취업전략과 같은 멘토링을 정착시켰으며, 축제 기간에도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외부강사를 초청하여 많은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취업과 관련된 수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을 위해 세미나와 강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젊은이들이 꿈을 향해 돌진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취업난은 학생 혼자의 짐이 아니라 학교가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할 때에, 우리 학교 또한 취업 문제나 그와 관련되는 정보 제공에 있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학교 측의 무한한 격려와 충분한 기회와 함께 학생의 하고자 하는 의욕과 노력이 절충된다면 취업난은 머지않아 해소될지도 모른다는 부푼 희망마저 감돌았다.

나는 경북대라는 낯선 곳에서 전남대를 생각해 보았다. 물론 우리 학교가 더 우수하고 더 발달한 부분도 분명 있지만 시설적인 면에서나 제도적인 면에서나 우리가 받아들였으면 좋을 것 같은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기가 죽거나 경북대가 마냥 부럽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부족하고 미흡할지라도 점차 개선해 나가고 노력해 나가는 그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면 우리 전남대 또한 탁월하고 훌륭한 멋진 캠퍼스로 우뚝 자리매김 할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최선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은 즐거운 것이다. 희망과 꿈을 향한 끝없는 도전은 행복한 것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기에,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아직도 무궁무진한 우리 전남대이기에, 나는 그 낯선 땅에서 행복한 희망을 꿈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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