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짱구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짱구 옆을 지나쳐 가려는데 재채기를 하는 짱구. 어~? “짱구도 재치기를 하는구나?” 와르르~~ 웃는다. 조금있다 오후에는 둘리가 인사를 하고 다닌다. 이것은 어느 상가의 광고 풍경이 아니다. 대학가에 새로이 등장한 학생들 눈길 끌기 작전인 선거홍보의 한 과정이다. 전문적인 프로선거를 방불케 하는 풍경에 한편으로 눈길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씁쓸하다.
선거의 본질은 정책에 있다. 학생자치기구인 총학생회가 현재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대학생활에 있어서의 복지와 자질함양,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조직적 노력을 경주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최근 선거를 보면 학생들의 무관심과 학생회 공약의 눈부신(?) 화려함에 대학에서 자치활동의 범주에 대한 되새김질이 일어난다.
대의 민주주의에서 투표권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리고 그것은 선거공약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선거과정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후보들끼리의 치열한 정책공방이 벌어지고 후보자와 정책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 연후에 소중한 권리가 행사되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러나 요즘 공약으로 대결하는 과정에서 들어나는 후보간 변별력은 그다지 존해하지 않는다. 어쩌면 성인들의 선거판을 답습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변화한 선거모습은 또 있다. 과거에는 총학생회장 후보가 거의 대부분 남학생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남학생-정, 여학생-부’ 형태와 ‘여학생 후보들’만으로 구성된 후보자군도 볼 수 있다.
최근 지방대에 여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볼때 이러한 변화는 그다지 특별한 풍경도 아니다. 여학생들의 후보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여학생들의 지위향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총학생회 후보 공약을 보면서 여전히 여학생들의 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지는 않다는 느낌이 든다. 여학생 수가 증가한 만큼 여학생들의 취업, 성폭력, 성희롱, 여성의 자기개발 강화 등에 대한 적극적 공약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여학생들의 문제는 총여학생회 혼자서 풀어야할 문제로 존재해야 할까? 의문이 든다. 여학생의 문제가 전체 학생들의 문제로 중심에 세워지지 않는한 양성평등이라는 적극적인 사회 패러다임을 학습할 기회는 총체적으로 제할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변화하는 학생회 선거. 내용까지도 변화하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정책공약의 진지한 검토가 필요할 듯 하다. 학생들 또한 소중한 한표를 냉정하게 행사하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훈련의 장으로서의 선거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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