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온 캠퍼스가 들썩거렸다. 기성정치인들의 선거가 무색할 정도로 학생회 선거는 경쟁이 치열했다. 캠퍼스 곳곳에 입후보자들의 플래카드가 걸리고 각 건물과 강의실은 선거 홍보물로 온통 도배될 정도였다. 각 입후보자들은 선거를 통해 학내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국가의 정치문제까지 개입할 정도로 의욕적이었다. 학생들 또한 그들의 공약과 노선을 점검하면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했다. 다 예전의 모습이다.
목하,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총학 및 각 단대별 입후보자들이 단독후보로 겨우 등록을 마감한 상태이며, 총여학생회 후보는 아예 등록도 되지 않아 다시 등록시간을 연장시키고 있다. 여수캠퍼스 또한 지난 1 1일 선거를 치렀지만 단독후보에 투표참여율이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여 연장투표를 하였다. (2000년 이래 광주 본교의 투표율 또한 50%를 선회하고 있다.)
왜 이처럼 학생회 선거에 소극적인 것일까? 우리는 선거에 관련하여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우리의 현 모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민주화’라는 통일된 열망이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지향해야 할 공동의 ‘선(善)’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높은 청년 실업률은 캠퍼스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지만, 그것이 선거에 대한 무관심의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 너무 개인화, 파편화된 우리의 모습은 슬프지 아니한가? 유권자들이 입후보자들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낮은 투표율은 유권자들 또한 한 구성원으로서 철저한 사명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선거는 민주주의가 낳은 가장 값진 열매이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투명하고 아름다우며 공명한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학생회 입후보자들은 희생과 봉사의 정신, 순수함과 뜨거운 열정으로 학교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유권자인 학생들은 선거가 본인의 이익과 관계없다는 이기주의를 버리고 보다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의사를 반영시켜야 한다. 힘들지 않은 일이다. 작은 관심만 가지면 우리 대학의 훌륭한 리더를 선출해내는 권한과 의무를 다 행할 수 있다. 그러한 참여가 우리 모두를 어떤 공동의 ‘선(善)’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아닐까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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