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율성 국제 음악제 개막식에 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큰 스크린 위에 펼쳐진 영상 위로 흐르는 중국어 자막, 거꾸로 중국말을 한국어로 번역해 놓은 자막을 보았을 것이다. 그 글자 한 자, 한 자가 이미란 양(음악·석사과정)의 손을 거쳤다.
이미란 양은 이번 정율성 국제 음악제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운영팀에 있었다. 이 양이 맡은 일은 주로 중국어와 한국어 통·번역. 박광태 광주 시장의 인사말, 정소제 중국방문단 대표이자 정율성 선생의 딸의 인사말 등을 한국어는 중국어로, 중국어는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했다. 덕분에 음악제를 찾은 중국인과 한국인 모두 큰 불편함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또 중국에서 온 민악단 공연자들과 한국 측 공연자, 조직위원, 운영위원 등 사이에서 통역도 했다. 이 양은 “음악가의 생애 등과 관련해서는 번역을 많이 해봤지만 국제적인 음악제 팸플릿을 번역하는 것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조금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이어서 힘들다는 생각하지 않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양은 “이번에 온 중국 민악단 공연자들은 중국에서도 1급 연주자들이었는데 공연 준비를 하면서 그들과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화려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무대 뒤에서 뛰었던 사람 중 하나였던 그는 “MBC 중계차 안에서 공연장 내를 생방송으로 방영하는 것을 봤던 것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음악제 내내 중국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며 중국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 양은 “앞으로 중국과 한국 사이에 경제 교류 외에도 음악을 통한 문화 교류가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수지 기자 myversi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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