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소리가 흘러 나온다. 사람들이 레이저로 만들어진 커다란 하프 같은 악기를 이용해 내는 소리다. 빛이 빚어내는 소리가 전시장 안에 울려 퍼진다.
지난 10월 5일을 시작으로 다음달 3일까지 김대중컨베이션센터에서 ‘빛’을 주제로 한 디자인비엔날레가 계속 된다.
이번 디자인 비엔날레는 ‘Life’, ‘Identity’, ‘Green’, ‘Human’, ‘Technology’라는 섹션으로 나눠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Light’라는 주제는 각 섹션의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 전시장에는 빛과 관련된 디자인 작품을 포함한 각 섹션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먼저 ‘Life’섹션에서는 생활의 빛과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실생활에서 발견 할 수 있는 여러 물건들의 발전된 미래 디자인의 모습을 상상한 작품들이다. 목소리의 느낌을 빛으로 표현해주는 마이크나 미래형 우산, 다리, 장식, 시계 같은 것들이다. ‘Life’라는 섹션에 전시된 작품 중 기자의 눈을 끈 작품은 오스트리아 그라츠라는 곳에 위치한 ‘무르 아일랜드’라는 다리였다. 다리의 중간에는 소라 모양의 공연장이 있어 사람들이 다를 건너가면서 공연을 감상하기도 하고 공연장 옆에 마련된 카페에서 차를 마실 수도 있다. 특히 이 다리는 조립식으로 돼 있어 철거도 쉬워 친환경적이다. 다리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있던 마을의 반목과 빈부격차가 컸었는데 다리가 만들어지고 같은 공연을 관람하면서 빈부격차가 줄어들고 서로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 디자인 조형물이 만들어낸 긍정적인 효과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은 ‘Identity’이다. 여기에는 많은 포스터와 작가의 독특한 시각이 배어있는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디자이너의 독창적인 시각이 묻어나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이장섭의 ‘복잡 도시’라는 작품이다. 그는 나뭇가지를 모두 도로교통망으로 표현했다. 그의 눈에는 나뭇가지가 복잡한 도시의 도로 교통망처럼 보인 듯하다.
세 번째 섹션은 ‘Green’이다. 환경의 빛이라는 주제에 어울리게 이 섹션에는 친환경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의자, 종이나 모포를 재활용해서 만든 가방,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소재의 옷과 책상 등 모두 친환경 작품들이다. 또 한편으로 ‘숨겨진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의 속이 보이는 의자를 전시해 안 보이는 공간의 아름다움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도 있다.
네 번째 섹션은 ‘Human’으로 마스크, 헬멧, 미래 의료용 기기나 컴퓨터 모니터와 같이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물건들의 참신한 디자인들이 전시돼 있다.
마지막 섹션 ‘Technology’에는 소리를 빛으로 바꿔주는 음악상자, 마우스로 악보를 만들어 돌리면 노래가 나오는 음악상자, 다양한 디자인의 조명기기가 전시되어 있다. 이 섹션에 전시된 빛 디자인 작품들은 빛이 단순히 어둠을 밝혀주는 수단이 아니라 빛 자체가 작품이 될 만큼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밖에도 명예의 전당, 디자인 체험관, 남도의 디자인 자산 100선과 같은 특별 전시관도 있다. 휴대폰, 라디오, 텔레비전과 같은 디자인 제품들이 시대 순으로 발전되는 모습이 전시돼 있다. 또한 한쪽에는 중국과 일본의 포스터가 전시돼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적 색채를 띤 선동적 성향의 포스터와 일본의 선진적인 애니매이션 포스터들이 전시돼 있다.
‘남도의 다자인 자산 100선’에는 남도에서 유명한 디자인들의 작품과 남도의 정취가 느껴지는 의상과 장신구들이 전시돼 있다.
이번 디자인 비엔날레에는 40여개국 6백여 디자이너와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참여했으며 수천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휘원 기자 wheewon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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